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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9.20 14:52

F와 G 그리고 P와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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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와 G 그리고 P와 R


이월란(2010/09)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열쇠도 빠지지가 않는다, 코 앞에 F 사인이 빤히 보인다
주차공간 F로 와, 전화를 받고 헐레벌떡 달려 온 남편
G 사인은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고 나는 G에 있었다
F에서 뱅글뱅글 도는 그를 땡볕처럼 불렀다
멀쩡한 새 차가 그럴 리가
운전석에 앉자마자 기어가 P가 아닌 R에 가 있단다
무거운 백팩을 조수석으로 옮기면서 걸렸나보다
머리 한 대 쥐어 박히며, 아줌마! 이럴거야?

F와 G 그리고 P와 R에 농락당한 하루를 싣고 집으로 가는 길
차 안에 둔 책 한 권이 홈빡 젖어 있었다
물통은 언제 입을 헤 벌리고 드러누워 요실금을 앓고 있었나
‘물에 젖은 책‘ 검색을 했더니
수건으로 잘 닦아서 냉동실에 넣으란다
눈물을 닦고 나는 책을 들고 냉동실로 들어간다
겁나게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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