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견공시리즈 106)
이월란(2011-5)
테이블에서 냅킨이 떨어졌다
바로 밑에 있던 토비는 얼른 몸을 피한다
접시가 떨어질 수도, 칼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냅킨은 팔랑팔랑 한참 후에나 떨어졌다
어중간히 열어둔 차문이 저절로 닫히는 바람에
내가 내리기를 기다리며 차에 두 발을 올리고 있던
토비가 큰일 날 뻔한 적도 있었다 얼마나 빠르던지
그 후론 차문 옆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저 가벼운 것이 내 머리를 찧으려고
멀쩡히 열려 있는데 언제 닫히려고
그랬다가 머리를 찧고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건
똘똘한 척 하던 나였다
토비가 살아남는 법은
언제나 나보다 한 수 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