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7.07.25 10:59

백남규 조회 수:128

인간은 원하지 않았는데도  태어나서 살아간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원하는 것이 생긴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좋은 옷,맛난 음식을 먹고 싶다. 그러나 그 원하는 좋은 것을 모두 충족시킬 수 는 없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일단 개인의 무능을 그  원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퍼져있는 것같다. 지금보다 못 살던 옛날에는 그래도 이웃간의 정이 있었던 같다. 서로 도와주려는 마음씨가 사람 사이에 있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옛날보다 살벌해진 인심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웃은 아예 없는 것과 같고, 피를 나눈 친족끼리도 자주 만나지 못하다 보니 오랫만에 만나도 서먹서먹하다. 사촌이나 오촌은 만난지 십년은 넘는 것 같다. 그러니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 알 수가 없다.

 

  새벽에 일어나 도매상으로 간다. 오늘 팔 물건을 사서 8시전에 가게에 도착하여  냉장고에 넣을 건 넣고, 판매대에 진열한다. 사탕,콜라,빵,우유,아이스크림.....과자 등등.비누도 있고 담배,맥주도 있다. 미니 마켓을 하다보니 꼼짝을 할 수 없다. 생업에 갇혀 하루가 통조림에 갇힌 생선처럼 꽉 막혀 어렵게 지나간다. 아내는 신문을 읽는 나를 질색해한다. 손님이 온 것을 모르고 신문을 읽다가 손님이 짜증을 낸 이후 가게에서 신문 읽기를 금했다. 아내를 이해한다. 그래도 뭔가를 읽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여 가끔 야단을 맞는다. 산다는 게 뭔가? 뭔가를 먹지 못하면 죽는 몸을 가진 인간이기에 돈벌이가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지 않는가. 밤을 새워 뭔가를 쓴다해서 세상이 달라지진 않지만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생명을 돈벌이에 시간을 모두 탕진해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요즘은 많이 한다. 젊은 시절 돈을 벌어 놓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돈,돈 하는 것이리라.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돈과 시간이 필요하기때문에 모두 돈을 벌려고 그리 기를 쓰는 것이리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전모 대통령 동생이 뇌물을 받았다가 감옥에 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다음 대통령 조카가,그 다음은 아들이,또 그 다음도 아들이 그 짓을 한다. 그들이 바보도 아닐진데말이다. 그 돈때문에 수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크게,작게 매일 일어나고 있다. 나는 그 돈이 없어서 십수년전 아파트에서 쫒겨난 적이 있다. 쫓겨나기 전 소주잔을 기울이며 / 삶이란 것이 무어 그리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희미하게 깨달았다. 삶속에 뭔가 있는 듯이 중얼거리고 있지만 모두 그게 그 소리이다. 인생을 뒤바꿀만한 기로에서 방향을 바꿀만한 세계나 인생에 대한 충격적인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아픔은 어디서 오는가? 길 가다가 넘어져서 무르팍이 깨어진 아픔보다 수백배 더한 몸의 아픔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마음의 아픔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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