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0 23:10
히브리문학에의 접근(II)
- 시편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이 차지하고 있는 범주는 충(忠), 효(孝), 예(禮)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 또는 자연을 노래하거나 인생의 애환(哀歡)에 얽힌 한(恨)을 주조로 한 정서의 수평(水平)을 이루고 있지만, 히브리 시로 쓰인 시편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그들의 영적 감사. 찬양, 속죄 등의 기도로써의 신앙적 수직(垂直)을 나타내고 있음이 대부분이다. 히브리 시는 정교한 예술적 기교보다는 오히려 순수한 감정의 표현이다. 히브리어 자체가 회화(繪畵)적인 언어이므로, 각 단어는 시각적이고 생동감이 넘친다. 히브리어의 원형(root)은 주로 시각적인 행위나 상태를 묘사하는 반면, 그 다양한 용법은 풍부한 상상력을 갖게 한다. 히브리어의 이런 특성은 타오르는 종교적 정열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다른 많은 서구의 시들과는 달리, 히브리 시는 음악적 효과를 위하여 운(韻)이나 운율을 사용하지 않고, 주로 리듬과 대구법에 의존하고 있다.
히브리 시에는 음절이나 강세 상으로 어떤 기계적인 규칙을 지킨 흔적이 없다. 오히려 리듬 효과는 강세 음절과 무 강세 음절의 균형 수에 의하지 않고, 중요한 단어 자체를 강조함으로써 얻어진다. 히브리 시의 발성은 단순하지만 부드럽게 높낮이를 되풀이하면서 잔잔한 위로와 비탄, 또는 힘찬 격려 등, 여러 가지 벅찬 감동을 묘사한다.
시편은 현존하는 최대의 고대 서정시집이다. 서정시는 시인의 개인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시이다. 그리고 시편의 시들은 구약의 한 부분이기에 필연적으로 종교적이다. 그러므로 종교적 서정시는 하나님께 대한 생각으로 그들의 마음이 감동되고 그들이 하나님을 주목할 때, 그런 그들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A. F. Kirkpatrick, The Book of Psalms, p. x).
시편의 많은 시들은 간구와 찬양의 시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하나님께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승리와 기쁨, 소망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의심, 비극 등, 진실한 신자들이 겪는 모든 종교적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시편 기자들은, 예를 들어 사람들의 필요와 하나님의 선하심, 자비 같은 그들의 구원 경험도 자주 인용하고 있다. 또 신자들에게 불신과 불순종을 경고할 뿐만 아니라 과거의 구원 경험을 기억하기 쉽고 교훈적인 시로 노래하고 있어 시험받을 때에 위로와 힘을 준다. 이런 점에서 시편 기자들은 그들의 행동 지침과 번영을 위한 안내서로써의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고 있다. 또한 몇몇 시편들은 이스라엘의 "지혜" 또는 삶의 철학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 찬송 시들은 잠언과 다른 지혜문학의
도덕적 교훈을 반향하고 있다.
시편이 성전의 찬송가로 지어진 것이기에, 시편은 종종 성전의 의식을 찬양하고 거룩한 산에 계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시편의 이런 면은 개인의 신앙적 감정표현과 결합하여 시편으로 하여금 고대 이스라엘의 예배를 가장 완전하고 능력 있게 표현하게끔 하고
있다. 이처럼 시편은 서정시의 형태로 기록되어 길이 기억되는 것이 되었다.
시편은 이스라엘 민족이 옳고 그름에 대한 뚜렷한 분별력을 가지고 하나님께 예배하는 매우 신앙적인 민족임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그들은 악과 불신에 대항했다. 그들의 일상 행동과 국가적인 축제, 그리고 군사 행동은 신앙적 헌신과 함께 행해졌다. 이 노래들은 이 같은 헌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모든 믿음의 가족들에게 큰 교훈이 되고 있다.
시편에 사용된 비유적 표현은 흙 냄새가 풍기는 것들인데, 이는 이스라엘 민족이 자연과 밀접한 시골에서 생활하던 농부와 목동들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 표현들은 군대 적이기도 하다. 그들은 땅을 정복하는 전쟁에 참가하거나, 여러 나라들의 침략을 방어하는 전쟁을 치렀기 때문이다. 다윗이 쓴 23편에 나타난 목가적 분위기, 또는 다윗의 참여했던 전쟁 등에서 보이는 군사적 용어가 나타난 점 등, 그들이 사용
한 시적 표현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문화적 경험을 알아야만 한다.
시적인 이야기에 사용된 시적 언어는 시편기자로 하여금 동시에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진리가 글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시적 언어는 독자에게 시편 기자가 그 글을 기록할 때 가졌던 바로 그 감정을 불러 일으켜 준다. 또 시적 언어는 독자에게 그 어휘들의 지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의미도 느끼게 해준다. 예를 들어, 시편 기자는 물가에 심긴 나무의 비유를 통해 나약한 자의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하고, 칼과 활의 비유를 통해 악인의 말 공격을 그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 시의 지적이고 감정적인 의미를 모두 음미하려면 시편의 해설은 그 같은 비유에 민감하게 행해져야 한다. 한 마디로 시편은 종교적 서정시로 다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시편이 예술이라는 사실은 형식, 구상, 통일성, 조화 및 다양성 등 예술적 형태의 요소들이 빈번히 나타남과 함께 완전한 운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편기자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조적이어서 그들의 예술적 기교가 그 내용의 의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다.
시의 형식에 있어 기본적인 것은 운율이다. 히브리 시도 분명히 운율과 리듬을 지니고 있지만 아주 분명하게 그 운율을 확인하거나 규정하기란 아직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시 분석의 기초로 악센트가 있는 히브리 단어들이나 단어 군(units)의 수를 세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단지 소수의 시편만이 악센트가 있는 단어들의 운율 형식이 일관되기 때문에, 운율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에 따라 그 본문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히브리 시의 구조에 있어 두드러진 특징은 소위 시적 대구법이라고 부르는, 유사 표현을 통한 의미의 반복이다.
동의 대구법(Synonymous Parallelism)-시 1:2; 105:23.
반의 대구법(Antithetical Parallelism)-시 1:6; 90:6.
종합 대구법-시 7:1.
상징 대구법-시 2:4; 6:1; 21:10; 29:1-2; 37:6; 103:13.
평행법(平行法: parallelism)-시 2:4;37:6; 마 7:2;7:7.
전도서1:2(…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시편 136편(…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마태복음 5장(산상수훈: …복이 있나니).
고린도전서 13장(…사랑이 없으면…사랑은…).
답관체(踏冠體)(시9, 10, 25, 34, 37, 111, 112, 119, 145편, 애가서 서론).
성경의 시구들은 보통 둘 이상의 대구를 가지고 있다. 대구들 사이의 관계는 그것들이 하나의 전체로서 그 구절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성경은 문학적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성경은 여러 종류의 문학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에 맞게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두드러진 예가 시편이다. 시편은 시로서 읽어야 한다(논리적 연관성보다는 정서적 연관성을 갖고 있는 시로). 그러므로 문학적 요소를 충분히 이해하면 성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성경은 인간의 감동에 앞서 하나님의 감동하심으로 이루어진 말씀이고, 인간의 문학은 인간의 감동에서 나온 것으로써 성경과인간의 문학작품은 그 터가 완전히 다른데 있다.
참고자료
· Allen P. Ross, 「Psalms」,두란노서원, 1989.
· C. S. Lewis,「Reflection on the Psalms」, 홍성사, 2005.
· 최선호, 「시편정해」, 창조문학사, 2006.
September 2007. 기독문학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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