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또 새해를 맞는다. 한 번도 기다려 본 적 없는 새해가 해마다 나를 찾아와 주었다. 내 유년의 발을 잠그고 놀던 시냇물의 흐름같이 그렇게 잔잔한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곤 했다. 다정한 손짓이나 우렁찬 나팔소리도 없이 묵묵한 모습으로 와서 내 귀에 속삭여 주는 것이다. "아름답고 위대한 꿈을 지니고 살라"고.
나는 새해를 맞을 때마다 엎드려 기도를 올린다. 잔잔하고 묵묵한 모습으로 새해는 나를 찾아와 주지만 새해를 맞는 나는 잠시라도 잔잔하거나 묵묵할 수가 없다. 오히려 안팎으로 더 분주하기 이를 데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토록 엄청난 세월의 선물을 또 받는구나!" 생각하면 눈물이 솟구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내 허물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에 가는 해와 오는 해의 시간의 갈피에 엎드려 눈물어린 기도를 올리며 나를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는 해에 대한 마무리와 새해를 맞을 준비에 골몰하다가 새해의 품에 안겨지곤 했을 따름이다.
"천명을 아는 나이"라는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여러 해를 더 지났으니, 나를 세상에 보내고 풍성한 햇살로 지켜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하늘을 우러러 내 모습을 대명천지에 세워 보자는 소박한 꿈도 지녔어야 할 만한 나이를 넘긴 지도 오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또 한 번의 새해를 맞는 감격과 함께 내 건강 모두를 동원하여 "대 자연 울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다. 지천으로 깔려 있는 풀잎들의 숨소리. 풀벌레들의 울음소리로부터 밤이 오고 가는 소리와 새벽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바람 천둥 비와 눈이 내리는 소리들의 의미에 귀 기울여 내 생애에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는 작업을 해야겠다. 산과 바다와 하늘 돌과 흙과 파도를 내 심령의 세계에 불러들여 나와 자연이 더욱 친화하는 한 해로 삼아야겠다. 그리고 이웃들을 향해 더욱 밝은 눈을 뜨고 그들의 가슴과 내 가슴이 진정으로 통하는 정다운 다리를 놓아가야겠다.
내 생활이 허락하는 대로 시간을 얻는 대로 산을 오르고 바다로 나가리라. 산에서 바다에서 울려오는 우렁찬 숨소리와 미세한 음성을 들으리라. 그 울음들을 모두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내 생활의 한복판에 꽃으로 피워 보리라.
지금의 나는 이민의 땅 허허한 광야에 서 있다. 가냘픈 풀잎으로 서서 비가 오면 비에 젖고 바람 불면 바람을 맞는다. 추우면 얼어 있다가 더우면 땀도 흘린다. 지진이 나면 지진과 함께, 폭동이 일면 폭동과 함께 떨기도 하고 분노도 하고 더러는 눈시울도 적시면서 칼날 같은 이 현실을 달리고 있다.
밤이면 밤마다 날이면 날마다 희끗희끗 머리칼이 변하고 나도 모르게 내 육신은 노쇠해 갈지라도 나를 찾아오는 새해만은 늘 젊고 아름답고 위대한 모습으로 내 생애를 동행해 주고 있다. 진실과 용기로 이 세월을 따라가노라면 언젠가는 내 가슴에도 한 송이 꽃이 피어나 주리라 믿는다.
순수하고 밝고 위대한 영원으로 가는 한 길목인 이 새해에 작은 티끌 하나라도 떨어뜨리지 말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저 붉은 태양을 가슴 가득 안으리라.
2017.12.20 07:57
2017.12.20 10:11
Happy Holiday !
2017.12.20 23:42
Ode to joy.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 권순진
세상에서 가장 맛 나는 술은
로얄살루트 50년산 위스키도
샤또 페트리우스 특등급 와인도
그렇다고 무조건 하산 길 막걸리 한 사발이나
갸우뚱하다보면 나오게 되어 있는 입술
배시시 웃음 짓는 유두주
치사한 공술 따위는 더더욱 아닌
좋은 술친구와 함께 마시는 술
청탁 안주 장소 불문 진실로 맛 좋은 술
좋은 술친구란
이야기 안주의 경계와 문턱이 없는
마른명태처럼 쫙쫙 찢어지는
정치판 육담 넘나들다
가족사에 짐짓 진지한 척 귀기울이다말고
문학 동네와 예술판을 휘저어 다니다가
데카르트와 앨빈 토플러를 넘보아도
도무지 어색하지 않은
아무 말이나 섞어 지껄여도
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를테면 광화문 뒷골목 대폿집에서
양반 탈 웃음을 달고 다니는
허홍구 시인과 마시는 참이슬 같은 술
.................................................
시라기 보다는 한 인물에 대한 촌평을 곁들인 술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맛 나는 술은 좋은 술친구와 마시는 술이고,내가 알고 있는 술친구 가운데 허홍구 선배만한 사람도 없다는 생각에서 단숨에 주룩 내갈긴 글이다. 허홍구 선배는 대구 출신의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현재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행복하게 어울리는 모임’인 <광화문 사랑방>을 이끌고 있다.
허홍구 시인의 ‘빛나는’ 이력 가운데는 과거 대한음식업중앙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뚝배기> 편집장을 3년여 맡았던 경력이 있다. 기간 동안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잡지를 수억 원의 흑자를 내는 잡지로 탈바꿈시키며 반석 위에 올린 성과가 돋보인다. 언젠가 매일신문의 정인열 논설위원이 문재인 정부에 블라인드 인물심사를 기대하면서 좋은 사례로 허홍구 시인을 언급한 뒤 당시 요식업협회의 편집국장 공모 때의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허 시인이 면접을 볼 때 “내세울 간판도 없고 드리울 깃발도 마땅찮지만 열심히 할 자신은 있다”고 힘주어 말했던 그 진정성이 면접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발탁된 허홍구 시인이 적자에 허덕이는 잡지를 흑자로 전환시킨 역량에는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좋은 술친구였으리란 추측이 충분히 가능한 남다른 친화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좋은 술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주량이 소주 한 병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어야 하며 주사가 없어야 한다. 이 가운데 사적인 술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여는 일이다. 밀실의 빗장이 풀려야 화제의 경계와 문턱이 없는 이야기들이 술술 나오는 법이다.대화의 예의는 차려야겠지만 눈치를 봐야할 필요는 없다. 허홍구 시인과의 술자리가 그러하며 그것은 내게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닌 것이다. 그가 만나고 술자리를 갖는 거의 모든 이에게 그렇게 한결같다.
누구를 만나도 함부로 대하는 법이 없고, 선한 웃음과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과의 인연을 맺고 그 연을 소중히 이어간다. 그런 분이기에 ‘마음으로 만난 사람들’ <시로 그린 인물화>란 인물시집도 묶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얼추 삼백 명 가까이 되는 이 시집의 등장인물은 우리 사회 각계각층 인물군상들로서 거대한 인물벽화를 보는 듯하다. 노무현과 김근태가 있고 배철수와 이장희도 있다.
망해서 문을 닫은 식당주인이 있는가 하면 환경미화원이 있고, 스님도 있고 목사도 있다. 계면쩍게도 여러 문인들 이름 틈바구니에 내 이름 석 자도 섞여있는데, 지난 해 연말부터 피차 한잔하자, 한잔 해야지 그러면서 종로 광장시장 그의 단골집으로 가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을 나눠 마실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오늘 참으로 면목 없이 결간을 거듭하다가 여러 곡절 끝에 <시와시와> 겨울호 인쇄를 넘기면서 맛있는 술 한 잔과 허홍구 시인이 문득 생각났다
2017.12.22 03:15
한국의제천 복합상가 화재사고 소식을 듣고..
***어느 미국 동포의 간절한 소망 ***
한국은 미친 정치인, 고장난 나라,
무능한 정부, 한심한 언론이라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호에 승선한 국민들은
자기 잘못을 모르고
집단 멀미에 어지러워하고 있다.
나는 남북통일을 위하고 북한동포를 위해...
미국 영주권을 받고 살아보니
미국이 왜 세계 1등국민이고,
한국이 왜 후진국민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을 우습게 보는 한국 사람들이
미국을 욕하기 전에
미국의 좋은 것은 배우고.
옳은 길이라면 따라가서
[1등국민]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전합니다.*
*첫째, 미국은 공정한 룰이 지배한다.
편법과 억지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살기 좋다.
한국은 어땠나?
맘대로 고치고 적당히 봐 주고,
누이 좋고 매부 좋으면 그냥 넘어갔다.
한국은 정치인이 법 질서를 어기니
국민이 법 질서를 어긴다.
*둘째, 미국은 공권력이 존중받는 나라다.
제복 입은 사람을 신뢰하고 존중한다.
미국은 경찰관 앞에서 꼼작 못한다.
말도 못하고 하라는대로 해야 한다.
한국은 공무원과 경찰이 '봉'이다.
툭하면 소리치고 멱살잡고 심지어 구타까지 한다.
이게 나라인가. 질서가 잡힐 리 없다.
시스템이 돌아갈 리 없다.*
*셋째, 미국은 리더를 인정한다.
정치적 의견이 달라도
국익 앞에선 하나가 될 줄 안다.
한국은 아예 리더를 만들지 않는다.
탈법과 술수로 올라간 자리들이어서 그럴까.
그것만은 아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싫은 거다.
나보다 잘 난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거다.
리더가 없으니 모두가 우왕좌왕하고
촛불들고 시위하며 소란을 부린다.
*넷째, 미국은 약자를 배려하는 나라다.
어디를 가든 어린이와 임신부, 노인들을
위하고 양보한다*
어린 학생들만 남겨놓고
어른들이 먼저 살겠다고 도망가는 일은 없다.
한국은 강자의 나라다.
돈 없고 힘없으면 살 수가 없다는 말,
수십 년 전에도 들었지만 지금도 듣는다.
*다섯째, 미국은 무엇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그래서 따지고 또 따진다. 보고 또 본다.
대충대충 얼렁뚱땅은 한국의 고질병이다.
** 겉만 번지르르한 나라,
속으로 골병든 한국.
이제라도 바로 서려면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은 또 있다.
*여섯째, 미국은 말을 아낀다.
아무리 큰 사건에도
남을 난도질하는 말을 마구 내뱉진 않는다.
말은 칼이다.
제어되지 않는 말은 총칼보다 무섭다.
언론도 그것을 안다.
*일곱째, 미국은 실패에서 배운다.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노스리지 지진이 나자
모든 건축법규는 다시 정비되었다.
테러가 나면 검색을 강화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지만
다수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에 불편해도 감수한다.
*여덟째, 미국은 그래도 법과 정의가 살아있다.
의원도, 시장도, 경찰도, 부자도 법을 어기면
합당한 처벌을 받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는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아홉째, 미국은 더불어 살려고 애쓰는 나라다.
피부색이 달라도, 영어가 서툴러도
얼마든지 와서 살 수 있다.
이 정도나마 일구고 사는 우리 한인들이 그 증거다.
*열째, 미국은 개성을 존중한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도
뭐라 하는 사람 없다.
전 국민이 명품 안 들어도 되고,
연예인 얼굴로 똑같이 안 뜯어 고쳐도 된다.
획일화된 사회, 그것만큼 피곤한 곳은 없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사람 사는 곳이다.
한 꺼풀 벗겨보면 똑같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시스템은
하늘과 땅 차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역시 너무 차이가 난다.
내가 한국병원에서 치료가 안된다고 하여
미국 병원에서 치료해 보니
한국의 의사 간호사는 월급 받기 위해
근무시간만 때우는 자 같았고,
미국의 의사 간호사는
내 가족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도우려고 최선을 다하는 자 같아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아직도 한국은 부지런히 더 많이 배워야 합니다.
그게 대한민국이 제대로 서는 길입니다.
남 헐뜯고, 욕하지 말고,
나부터 고치도록 노력해서 [1등국민] 됩시다.
옮긴 글
HAVE a HAPPY HOLIDAY FOR ALL OF YOU !
2017.12.23 09:40
“이래야 너희들이 오지"
전세계 울린 한 노인의 성탄절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들이 찾아오지 않는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그린
독일의 한 광고가 화제다.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인 에데카는 ‘귀향’이라는 광고에서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홀로 식탁에서 식사 하는 독거노인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담았다고 아시아경제는 보도했다.
노인의 자녀들은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마다 그에게 크리스마스 카드와 음성 메시지를 남기지만, 정작 바쁘다는 핑계로 노인을 찾아오지 않았으며 결국 그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홀로 외로이 보내게 된다. 그러다 노인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신이 사망했다는 거짓 부고를 자녀들에게 보낸다.
이 소식을 접한 자녀들은 하나둘 눈물을 흘리며 급히 노인이 사는 마을로 장례식을 치르러 찾아온다.
그러나 이들이 집에 들어섰을 때 식탁에는 촛불과 크리스마스 만찬이 차려져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빛나고 있었다.
이어 부엌에서 멀쩡한 모습으로 나온 노인은 놀라는 자녀들에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너희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겠니?”라고 반문한다.
광고는 이어 즐거운 크리스마스 만찬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 5800만 건을 기록하며 전 세계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이 광고는
아버지가 자신의 거짓 죽음을 자녀들에게 알린다는 설정 때문에 일부 비판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광고에 대해“급속한 고령화를 겪는
독일의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도 되돌아본다”고 평했으며
독일 신문 쥐트도이체 자이퉁도 “많은 이들이 스스로가 현행범이라고 느끼게 했다”고 보도하며
독거노인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재조명했다.
얼마 남지 않은 2017년, 홀로 외로이 보내고 있을 주변의 독거노인에게
따듯한 관심과 온정을 나눠야 할 때다.( 미주중앙일보 기사)
2017.12.2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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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명절이며 선물교환의 절기인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에서 들리는 정치, 경제 분야 소식이 굵직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겪으며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인생의 황혼기가 성큼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삶은 붙잡을 수 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고,
살아 있는 동안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죽을 때는 티끌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노년을 맞이해 내 삶을 비추는 거울 안을 들여다보며,
축복받고 태어난 내 삶에서 죽음이라는 마지막 여행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실현하고 싶습니다.
생로병사의 삶에서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서
매일 24시간씩 죽음 앞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어쨌든 평화로운 성탄절과 더 밝은 2018년을 빌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신자는 아니지만..
미사곡을 들을 때 위안을 얻는 가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Dona nobis pac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