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함과 성찰에 대하여

2008.09.24 08:21

박경숙 조회 수:61






[코엘료 행복 연금술] 온전함과 성찰에 대하여



초기 기독교 시기, 알렉산드리아 섹타 수도원에 모여 믿음의 생활을 시작한 신자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성어(Verba Seniorum)'라는 책을 통해서 전해진다. 우리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온전함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성찰의 이야기 몇 편을 소개한다.

최선의 길

한 신자가 "희생의 길이 인간을 하늘나라로 인도할 수 있는가"를 묻자 안토니오 수도원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희생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심판 받을 인간의 처지를 비관해 자신의 육체를 혹독하게 다스리며 참회하는 방식이며, 이런 방식을 고집하는 인간들은 죄책감에 항상 시달리며 인간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아무 곳에도 도달할 수 없습니다. 신은 죄책감 가운데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비록 이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모습이 아닐지라도 기도와 참회를 통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으로 주변을 개선하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이 경우 신의 보호가 항상 따르며 그들의 노력은 하늘까지 도달합니다."

농사

한 청년이 사막을 지나 수도원에 도달했다. 그는 수도원장의 가르침을 받기를 청했고 얼마 후 허락을 받았다. 그날 오후 수도원장은 밭일의 소중함에 대한 설교를 했다. 설교가 끝나자 젊은이는 옆에 있던 수도승에게 말했다.

"오늘 저는 놀랐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선행이나 죄악에 대한 깊은 설교를 기대하고 왔는데, 원장님은 토마토 재배나 밭농사에 대한 이야기만 하셨습니다. 저희 마을 사람들은 신은 자비로워서 기도만 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그 말에 수도승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여기서는 신이 이미 자신의 몫을 다 하셨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할 과제는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지요."

배고픔

모래폭풍이 몰아칠 때 한 여행자가 기진맥진한 상태로 수도원에 도착했다.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습니다. 제발 저에게 먹을 것을 조금 주십시오." 그날따라 폭풍 때문에 식량 배달이 안 돼 수도원의 식량창고도 텅 비어있었다. 여행자를 측은히 여긴 수도원장이 성찬식에 사용될 빵과 포도주를 꺼내 먹고 마시도록 했다.

수도승들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죄를 범할 수 있습니까?" "왜 이것을 죄라고 여기십니까? 다윗왕도 배 고플 때 진설병을 먹었다는 사실을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른 것입니다. 사랑과 긍휼이 일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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