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심 성월

2008.06.24 14:22

박경숙 조회 수:8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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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심께 바치는 글-



주님! 이 아름다운 6월의 밤,


늘 우리에게 무한히 내리시는 당신의 사랑을 묵상해 봅니다.

나 가뭄 중에 메말라 갈라진 땅처럼
완악한 영혼 되어 당신과 멀어졌을 때,
방향 잃은 내 영혼, 눈이 멀어 당신이 안타까운 눈길로
나를 보고 계심도 몰랐을 때,


당신은 나 모르는 새 은총의 단비로 나를 적시시고,
나의 메마름을 돌보셨습니다.



이 세상에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던 당신 앞에


나는 정말 당신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기만 하던
죄인 중의 죄인이었습니다.


내가 사는 일, 말하고 행동하거나,
나 혼자의 생각이거나, 내 이웃을 대할 때도


죄의 문턱을 완강히 넘어서지 못하고,
늘 세상의 유혹과 당신의 은총 사이를


서성였음을 용서하소서.



왜 그리도 조그만 질책에도 상처를 받고,
덧없는 욕망에 세상 것을 탐 했던지요.


왜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을 질투하고,
더러 나를 못 마땅해 하는 사람에게는


그렇게도 많은 미움을 품어 왔던지요.



오늘, 당신의 십자가 그 고난의 길을 다시 묵상하며,
당신 피 흘림 아름다이 비추는


그 하늘의 거울 앞에 부끄러운 나를 비추어 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당신께서 죄도 없는 죄인이 되어
손가락질 당하실 때, 매를 맞으실 때,
세상세력에 동조하던 우매한 군중들처럼
나도 그렇게 당신을 저버린 날이 많았습니다.


침 뱉음의 조롱, 옷 벗김의 수치,
당신께서 받으셨던 그 아픔에 비한다면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자존심이 상하여 쉽게 화를 냈던
나의 순간들을 용서하소서.



아무리 아파도 당신처럼 내 손에 못이 박히지 않았고,
나 그렇게 피 흘리지도 않았습니다.
견딜 수 없이 고독한 순간이 있었지만,
십자가에 매달려 숨을 거두시기까지 그렇게 외롭던 당신만큼
처절히 고독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늘 불평 투성이의 나의 삶을 용서하소서.

십자가 위 그 처참한 모습 속에
인류를 위한 무한 사랑을 간직하고 계셨던 주님!


미사성제 때마다 당신은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려 나누시고,


당신의 현존 감실을 열어 살을 저며 주시나이다.



심장 열리듯, 열리는 감실을 바라보며,
당신의 가슴이 우리를 위해
쪼개지는 듯한 아픔에
울컥 울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밀떡의 형상 안에 살아계신 당신의 살,
성체를 영하며, 당신의 가슴을 저며


우리에게 먹이시는 그 사랑,
그 아픔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나를 이리도 사랑하시는 당신,


오직 당신이 가신 길 따라오라 하시는 그 말씀에
이제는 온전히 나를 맡깁니다.



당신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것,


십자가 그 고통이 아니라 십자가 너머
그 영원한 영광임을 알게 하여 주소서.



오늘 당신 앞에 드리는 우리의 깊은 고백,
오직 주님!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


이 밤, 찬미와 영광을 오롯이 바치나이다. 아멘!


(2008년 6월 20일 예수 성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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