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의 [바다가], [안개와 해 사이]
2009.01.29 09:48
[바다가]
깊은 바다가 걸어왔네
나는 바다를 맞아 가득 잡으려 하네
손이 없네 손을 어디엔가 두고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손이 없어서 잡지 못하고 울려고 하네
눈이 없네
눈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엔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바다가 안기지 못하고 서성인다 돌아선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하고 싶다
혀가 없다 그 어디엔가
아는 사람 집 그 집에 다 두고 왔다
글썽이고 싶네 검게 반짝이고 싶었네
그러나 아는 사람 집에 다, 다
두고 왔네
[안개와 해 사이]
스위스 대사관 앞에 세탁소 하나 비디오 가게 하나 그 안
에 순두부를 기다리던 눈먼 검은 새
다시 비탈길을 올라가면 집 한 채
창가에서 누군가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집안은 컴컴 바깥은 하얗고
눈먼 검은 새는 순두부를 다 먹고 잡이 들고
잠속에 떠오르는 누군가 바깥을 내다보는 모습
집안은 컴컴 바깥은 하얗고
검은 새의 끄악한 동공처럼
집안은 하얗고 바깥은 컴컴
깊은 바다가 걸어왔네
나는 바다를 맞아 가득 잡으려 하네
손이 없네 손을 어디엔가 두고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손이 없어서 잡지 못하고 울려고 하네
눈이 없네
눈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엔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바다가 안기지 못하고 서성인다 돌아선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하고 싶다
혀가 없다 그 어디엔가
아는 사람 집 그 집에 다 두고 왔다
글썽이고 싶네 검게 반짝이고 싶었네
그러나 아는 사람 집에 다, 다
두고 왔네
[안개와 해 사이]
스위스 대사관 앞에 세탁소 하나 비디오 가게 하나 그 안
에 순두부를 기다리던 눈먼 검은 새
다시 비탈길을 올라가면 집 한 채
창가에서 누군가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집안은 컴컴 바깥은 하얗고
눈먼 검은 새는 순두부를 다 먹고 잡이 들고
잠속에 떠오르는 누군가 바깥을 내다보는 모습
집안은 컴컴 바깥은 하얗고
검은 새의 끄악한 동공처럼
집안은 하얗고 바깥은 컴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 | 지금 이 아름답고 난해한 숲에는/임혜신 시집 해설 | 백인덕 | 2009.09.05 | 613 |
14 | 숲과 바다와 달과 향/임혜신 시 해설 | 김남석 | 2009.09.05 | 791 |
13 | 욕망없는 것들의 슬픈 여행/임혜신 시집 해설 | 정효구 | 2009.09.05 | 709 |
12 | 정일근 - 유배지에서 보내온 정약용의 편지 | 임혜신 | 2009.07.05 | 452 |
11 | 함께 읽고 싶은 시 -나희덕의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 임혜신 | 2009.05.19 | 348 |
10 | 미국 현대시 속에 나타나는 엽기를 찾아서 -시와 반시- | 임혜신 | 2009.02.01 | 433 |
9 | 긍정적인 밥 /함민복 | 임혜신 | 2009.01.30 | 300 |
» | 허수경의 [바다가], [안개와 해 사이] | 임혜신 | 2009.01.29 | 447 |
7 |
좋은 책-The Road (길) By CorMac McCarthy
![]() | 임혜신 | 2008.12.11 | 331 |
6 |
좋은 책 -눈먼자들의 도시 Blindness
![]() | 임혜신 | 2008.12.11 | 1740 |
5 | 함께 읽고 싶은 시 --[ 과수원] 박주택 | 임혜신 | 2008.12.04 | 474 |
4 | 함께 읽고 싶은 시- 황동규의 풍장 | 임혜신 | 2008.01.08 | 897 |
3 | 함께 일고 싶은 시- 정호승에 쓰레기통처럼 | 임혜신 | 2008.01.08 | 433 |
2 | 함께 읽고 싶은 시- 나희덕 의 어두워진다는 것 | 임혜신 | 2008.01.08 | 403 |
1 | 함께 읽고 싶은 시- 정일근의 경주남산 | 임혜신 | 2008.01.08 | 5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