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0 15:52
낙엽 하나 이희숙
바람이 분다 마지막 이파리 흔들리며 가을 고백이 땅에 내려앉는다
손 흔들 때 잎들은 쌓이고 지나간 일들을 바닥에 새긴다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시과 바람 타고 씨앗을 멀리 흩는다
평생 몸담았던 교직 적절히 해내야 했던 맡은 일들 드리워진 흔적의 그림자 낙엽하나 날아와 책갈피에 든다
이야기를 모아둔 시간의 서재 노트에 적힌 메모들 안테나로 더듬을 때마다 그리움으로 물들여 조각보를 깁는다
시리게 아름다운 잎 하나 찢어진 날개로 내려앉아 서늘하게 눕는다 가쁘게 달려온 숨을 잠시 멈추며 다른 내일에 입맞춤한다
*시과:열매껍질이 날개처럼 되어서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 흩어지는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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