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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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시) 감사가 머무는 자리

2024.12.15 11:42

이희숙 조회 수: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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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가 머무는 자리

 

이희숙 

 

아침 햇살에 맑은 이슬 머금은 잎사귀

흰 구름 피어오르는 비 개인 하늘가

옹알이하는 아가 품어주는 요람

지구 끝에 사는 친구를 위한 선물 상자

꾹꾹 눌러 쓴 편지와 사랑 담긴 카드

짙푸른 대화 걸어가는 정겨운 산책길

살그머니 놓여 있는 병실 앞 죽그릇

눈물 젖은 빵주름진 두 손 모은 식탁

손주가 구워낸 터키를 둘러싼 가족

겨울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이 매달린 나무

눈사람의 깨끗한 마음 지켜주는 하얀 눈밭

 

기다리던 택배가 도착했을 때 소소한 기쁨이 있다

잡아준 손의 온기위로의 말 한마디가 울림을 준다

무너져 내린 막막함을 다시 일으킬 숨겨진 힘을 찾는다

막다른 골목에서 한 걸음 나가게 하는 샛문이 열린다

위협하는 전쟁의 경고음 속에서도 생명은 꿈틀거린다

위기를 직면하고도 넘으면 탈출구가 보인다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평강의 물결을 붙잡게 된다

하루를 선물로 받을 때 모든 것엔 부족함이 없다

나를 살아있게 하는 이유가 있음이다

 

그 자리엔

감사가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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