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그린 달/강민경
꽃잎 지는
맘 시린 10월
카피올라니* 공원 산책길에서
서럽게 찡그린 달과의 소통이다
내가
틈틈이 저를 살피는 것이 싫은지
잔 나뭇가지 사이 더듬어
검은 구름 뒤로 숨는 달
하늘이 금방 내려앉는다
지상에 가까워질수록
어두운 얼굴빛 찡그린 표정
나뭇가지가 달을 힐끔힐끔
기웃거리다 우물쭈물 사라진다
저를 측은하게 여겨 자꾸 바라보는
내 안에 감춰진 후끈거리는 마음
언제부터 알았을까
어느새,
잔가지 사이로 삐끗 삐끗
어둠 내려놓는 환하고 둥근 얼굴
아 - 보름달이다
*하와이 와이키키에 있는 공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