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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종려주일을 맞으며

2018.03.16 12:05

paulchoi 조회 수:22

 

종려주일을 맞으며

 

 

 

  금년 3월은 참으로 가슴 벅찬 달이다. 사순절이 있고, 종려주일, 고난주간, 성금요일까지 있는 달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달에 우리는 인생을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로 인해 은혜와 감동에 휩싸이게 된다. 사는 목적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삶이며, 이렇게 살다가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되는 것인가를 뚜렷하게 가슴에 새겨보고 싶은 달이기도 하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인간들을 향해서 "너 자신을 알라"고 했고, 교육철학자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자기 자신을 분명히 아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다시 없는 것 같고, 인생이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삶도 얼마나 보람있는 삶다운 삶이겠는가?

 

 뿐만 아니라, 참다운 삶을 사는 길은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도 있다.

 "어린애들이 내게 오는 것을 내버려두어라 하나님의 나라는 그런 아이들의 나라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이 말씀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이다.

 

 어린이는 순진하다. 착하다. 때가 묻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린이는 부모를 의지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 중에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은 인간이 하나님을 의지함이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를 의지하듯 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 분명하다.

 

 부모가 자녀를 희생적으로 사랑하는 데는 그 자녀가 절대적으로 부모를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린아이가 부모를 의지함 같이 주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우리에게는 절대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어린 나귀새끼를 타신 이유도 순수함 위에 계시고 싶어 하심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예수님께서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성에 들어가실 때 많은 무리들은 예수님을 환영하며 환호성을 올렸다. 그러나 얼마 후,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는 일에 동의하고 말았다. 순수한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다 이렇다. 자기 멋대로 계획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한다. 절대자에게 의지하려 하지도 않는다. 믿는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인간들은 고삐 풀린 송아지떼 망아지떼처럼 진리의 끈에서 풀려나고 있다. 멋대로 돌아가는 세상에 멋대로 날뛰고 있다. 마치 의()를 환영하는 듯 하다가 결국 의를 짓밟아 버리고 마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 입성하실 때 그 환영의 인파와 조금도 다름이 없다. 소리소리 지르며 환영하는 듯하던 그들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고 말았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다 이렇다. 그러므로 주님은 모든 인생들이 어린아이와 같기를 원하고 계신다.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과연 어린아이와 같이 착하고 순진하고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부모를 의지하듯 주님만을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삶인가, 아니면 내 멋대로의 삶이었나.

 

 주님을 등에 지고 예루살렘을 들어가는 어린 나귀새끼 같이 우리도 섬기는 심정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값진 삶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