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를 보고있자니 문득 민들레도 우리민들레와 서양민들레가 있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가만, 그러고 보니 꽃받침이 아래로 축 쳐진 것이 서양민들레다. 아 우리민들레는 어디 갔을까.
들꽃이라 부르는 야생화의 숨은 가치를 안다면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산에 지천으로 깔린 야생화가 무슨 가치가 있냐고 하겠지만, 지난날 우리가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산 장미꽃도 과거에는 그저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였다. 그것을 살 때마다
외국으로 나가는 로열티를 생각하면 길 위의 풀 한 포기조차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우리땅에서 피어나는 야생화는 약 4천 종으로 외국의 화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지녔다. 그뿐 아니라 약용, 식용, 옷감, 염료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서양 꽃 중에는 이런 우리 꽃의 씨를 받아 개발한 것이 의외로 많다.
미국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미스킴라일락은 우리 수수꽃다리에서 씨를 받은 것이고,
지금의 카네이션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패랭이꽃을 지중해산 카네이션과 교배하여 만든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우리 꽃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남의 것이 되고 말았다.
야생화가 미래의 자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전남 구례군의 ‘야생화 사업’이 과학기술혁신분야로 뽑힌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내년에 야생화 엑스포가 열릴 예정인 구례는 지리산의 야생화로
매년 30~4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원추리, 조팝, 억세,
부처꽃, 물매화 등의 꽃과 잎을 눌러 말린 ‘압화 (Press flower)’는
일본에 수출 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그밖에도 옥잠화, 원추리의 향기를 이용한 향수, 녹차나 감국 잎을 활용하여 만든
미용제가 호응이 좋아 외국으로부터 꾸준히 로열티를 받고 있다. 위염에 좋은 쑥이나 관절염에 좋은 큰꽃으아리,
간장약으로 쓰이는 엉겅퀴처럼 민간요법에 사용됐던 야생화는 한약제뿐 아니라 양약으로 개발되고 있어 그 부가가치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모든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생물자원은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개발하느냐에 따라 생명이 연장된다.
이번 식목일에는 산에 올라 장미보다 향기롭고, 백합보다 고운 우리 야생화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더불어 야생화 스스로 씨앗을 퍼뜨리고 꽃을 피워 낼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준다면,
언젠가는 작은 씨앗 속에 품고 있는 그 무한한 가능성을 세상에 펼쳐 보일 것이다.
- (Positive Thingking · 장민형기자)
조용필 - 들꽃
나 그대만을 위해서 피어난
저 바위 틈에 한 송이 들꽃이요
돌틈 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처럼 핀다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가리라
언제나 잔잔한 호수처럼
그대는 내 가슴에 항상 머물고
수많은 꽃 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
돌틈 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으로 산다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가리라
오색의 영롱한 무지개로
그대는 내 가슴에 항상 머물고
수많은 꽃 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