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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카리스마 · 킬리만자로의 표범

2009.06.23 05:23

arcadia 조회 수:947 추천:42




절제된 카리스마 · 킬리만자로의 표범 · 조용필


























조용필 - 킬리만자로의 표범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련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처럼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때

그것을 위안해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것 같으면서도

텅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매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이 본 킬리만자로의 표범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는 신비한 산입니다.
적도 부근에서는
유일하게 정상에 만년설을 이고 있습니다.
다른 고봉들처럼 거대한 산맥 사이가 아닌 드넓은 평원 위에 홀로 우뚝 서 있습니다.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쓴 헤밍웨이가 있고,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른 가수 조용필이 있습니다.
그리고 킬리만자로 희망원정대를 꾸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씨도 있습니다.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는 마사이족 언어로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 산의 서쪽 봉우리 아래에는 말라죽은 표범의 시체가 놓여 있다.
표범이 무엇을 찾으러 그 높은 곳에 이르러 죽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헤밍웨이(1899~1961)의 ‘킬리만자로의 눈’은 표범의 시체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적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가왕으로 불리는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노래에서 헤밍웨이의 소설에 나오는 표범을 연상시키는 열창을 토해냅니다.


‘산 정산 부근에는 1889년 첫 등정에 성공한 독일인 지질학자의 이름을 딴 한스 마이어 동굴이 있습니다.
그 동굴 속에 냉동된 한 마리 표범이 있는데, 어째서 그곳에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인류 최초 16좌 완등 신화를 이뤄낸 엄홍길은 최근 펴낸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에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 16좌 완등 신화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



엄홍길 대장은 2005년 어린 생명을 구하다 열차에 치어 왼쪽다리를 잃은 김행균 철도원 등 장애인 열 명,
소설가 박범신와 오세훈 서울시장, 가수 안치환 등 멘토 열 명 등과 함께 희망원정대를 이끌고 킬리만자로로 갔습니다.


고산증에 허덕이며 토하다가 산을 내려간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의 도움을 받으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해발 5000미터에 오르면 산소가 평지의 50%밖에 되지 않습니다.
엄 대장은 왜 정상인보다 몇 배나 힘들고 어려운 일을 발벗고 나선 걸까요. 그는 말합니다.
‘불행한 처지나 환경에 굴하지 않고, 누구나 그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라고요.






엄홍길 대장은 ‘킬리만자로의 상징인 만년설이 삼림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5년 후엔 모두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를 지난해 유엔환경계획(UNEP)의 경고를 인용해 강조합니다.








▲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25년내 사라질 위기







로이터 통신이 찍은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는 킬리만자로 정상 모습.



전문가들에 따르면 킬리만자로 만년설은 환경 오염으로 이미 지난 80년 동안 82%가 녹아 내렸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케냐산(5199m)의
만년설의 경우 지난 100년 간 92%나 사라졌다는 것이지요.
현재 추세라면 앞으로 25년에서 50년 사이에 두 산의 만년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질 형편이랍니다.




▲ 엄 대장, 만년설의 신비를 기억하다
















킬리만자로의 눈 영화포스터(1952)



엄 대장은 이 책에서 헤밍웨이가 ‘눈부시도록 빛나는 하얀색’이라고 표현한 바 있는 만년설에 대해 ‘신비로운 느낌을 줌과 동시에 그곳이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임을 알려’준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고봉들의 만년설과 빙하들이 무서운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녹아내린 만년설이 점점 큰 호수를 이루고 있어 그 물이 흘러넘칠 경우 대 홍수가 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만년설의 신비가 인간의 탐욕과 무분별한 환경오염으로 녹아내릴 때 또다른 재앙은 자연이 인간에 대한 습격을 감행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진은 엄홍길 대장이 게임 '브리스톨 탐험대' 홍보대사로 한강 유람선에 올랐을 때 은 사진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녀석은 12살된 제 아들 현진입니다. 그는 아들녀석에게 '큰 꿈을 이루길 바란다'라는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그를 본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지만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산은 도봉산입니다.
도봉산 중에서도 원도봉이 있는 망월사역에서 올라가는 코스지요.

망월사 역 앞에는 엄홍길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포대능선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계곡쪽에 엄홍길이 살았던 집터가 나옵니다.
엄홍길씨의 어머니가 장사를 하던 곳이지요.
그리고 그가 암벽을 타는 연습을 했다는 두꺼비 바위 등을 보면서 그를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킬리만자로 정상 부근 한스 마이어 동굴에 냉동된 채 어떤 이유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 그 표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죽음의 지대라고 불리는 히말라야 8000미터 부근에 가면 전세계 산악인들의 시신이 즐비하다고 합니다.
200여구가 넘는다고 합니다. 저는 엄홍길씨의 말을 빌려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왜 그토록 춥고, 높고, 위험한 곳에 죽음을 무릅쓰고 올라갔을까요....
그곳에 오르는 산악인들은 오직 명예로운 자신만의 정상을 갖기 위해, 탈환하기 위해 올라간 게 아닐 것입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설산, 너무 눈부시고 하얘서 차라리 검은 고독, 그 영혼의 맑고도 투명한 순결성과 드높은 정신에 도달하기 위해 고통을 무릅쓰고 올랐을 것입니다.
그것은 8000미터를 올라본 사람만이 압니다.'


그렇지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노래처럼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죽는 표범이고 싶다는, 그 만큼의 드높은 정신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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