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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1 04:19

유봉희 조회 수:1423 추천:188


유 봉 희

경기도 양지 친구 작업장 뜰에 지천인 쑥이,
갈 때마다 밥상을 향긋하게 꾸미던 쑥이
태평양을 넘었네
물먹는 솜뭉치에 싸이고 비닐봉지에 넣어
옷 갈피에 숨어서 공모자처럼
두근거리는 가슴 가라앉기 전 약속을 했지

뒷마당 한 모퉁이를 뚝 떼어줄 것이니
마음대로 너의 세상 펄쳐 보라고
물도 넉넉히 뿌려주고
이불도 부드럽게 다독거렸네
낯선 땅 외로움이 병 될라, 아침저녁 들러보고
급변하는 이곳 밤 기후에 마음 썰렁해질라
북두칠성 가리키며 일러주었네
네가 보던 별, 여기에 그대로 있다고.

오늘 아침 새로 눈뜬 쑥 몇 잎
고맙다 고맙다 말하며 한 잎 입에 넣으니
쓰고 독한맛, 눈물날 지경이네
그래,독한 마음 안 먹고
남의 땅에 뿌리내리기 쉬운 일인가
아랫마을 세탁소집 이씨 아저씨,
웃음 잃은 까만 얼굴에 노란 꽃만 피우더니
어제는 무스 발라 머리 빗겨 올리고
바하마로 쿠루즈 여행 떠난다며 싱글싱글,
보는 사람도 즐거워 웃음이 새네
같은 동포라며 세탁 값도 10% 디스카운트라네

경기도 양지에서 예까지 온 쑥아
향기 나는 밥상일랑 내년에나 차려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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