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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2006.06.21 07:09

유봉희 조회 수:1642 추천:177


동전
유 봉 희
대리석 분수대에서
동전들이 찰랑거리고 있다
아니, 찰랑이는 것은 떨어지는 물의 여운
동전들은 동그랗게 마음을 내려놓고 있다

항상 끝자리가 제자리이던 동전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먼지와 땀으로 얼룩져도
주고받는 계산대에서는 분명한 명분
일단 주머니에 들면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동전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눈치 보며
아리송한 제 역할에 고개 갸웃거리던 동전들이
이제 찰랑찰랑 몸을 씻으며
한가지씩 염원을 품어본다
맑게 씻은 몸으로 기도중이다
물론, 어떤 동전은
누구처럼
던진 손을 까맣게 잊고
퐁당퐁당 물장난에만 바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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