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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눈이 따뜻해지고 있어요 3-2

2012.04.20 15:01

유봉희 조회 수:97 추천:12


  그녀의 눈이 따뜻해지고 있어요

유 봉 희


우리 집은 드러누운 굴뚝이지요 큰 감나무 집 무너지고,
다세대 주택이 들어섰어요 옆집도 그렇게 지붕과 지붕이
닿아 골목 입구까지 긴 터널을 이루고 있지요.

아침 모이 주우러 집 밖으로 날아가는 우리 모습이 꼭
누운 굴뚝에서 연기 나가는 모양이이라고 그녀가 지어준
이름이지요 저녁엔 나갔던 만큼의 연기가 되돌아오는 걸
그녀는 지켜보곤 하지요

우리 집 안에는 뽀얀 안개를 입은 창문이 있어요 좀처럼
열리지 않지만, 반짝 작은 해가 뜰 때도 있어요 빗소리
자주 들리고, 작은 폭포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지금 그녀가 둥근 어깨에 따뜻한 비를 맞고 있군요 그녀는
“산비둘기 소리” 하며 반달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아요.
그러면 우리들도 구-구- 답을 하지요 산에 가본 지 아주
오래지만, 그 말은 정말 따뜻해요 눈물이 나올 것 같아요

처음 그녀가 이사온 밤에는 안개 창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더러워진 운동화로 보였대요. 도둑놈의 발인 줄 알았대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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