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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컵이 있는 풍경… 2-12

2012.04.20 16:55

유봉희 조회 수:127 추천:20


buttercup,미나리아재비


  버터 컵이 있는 풍경

유 봉 희


“봄이다”
럭키산맥 그늘진 자락
바람이 다져 놓은 눈 위에
버터 컵이 노란 꽃잎으로 도장을 찍는다
자기 키의 아홉 배가 넘는 긴 뿌리는
아직 여물지 않은 물의 낟알을 더듬고 있지만
그래서 너무 빨리 나왔나 잠시 망설여지지만
(마음 가는 곳에 길이 열리는 법)
이때쯤 배고프고 목마른 사슴이
살짝, 버터 컵을 눈여겨본다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다
차가운 생을 지나온 것들을 함부로 다루면
자칫 독을 품을 수가 있다고,
다만 발걸음을 빨리, 계곡으로 내려간다
지금쯤 럭키산 물줄기는 손마디 풀고
잊었던 멜로디 더듬어가고 있을 것이다

노란 꽃잎 도장을 찍었다
봄의 소리 커진다.


* 버터컵(buttercup, 미나리아재비) : 다년생 노란 꽃이 피고 독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