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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ing Rock… 2-11

2012.04.20 17:29

유봉희 조회 수:90 추천:15

Kissing Rock Sunset, Gold Beach, Oregon
  Kissing Rock

유 봉 희


바닷바람에 키를 낮추며
따라오던 풀꽃들이 갑자기 멈춘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것도 모르고
무릎 적시며 서있는 저 큰바위
어제 낮에는 팔을 둘러 마주보던 두 얼굴이
지금은 하나로 포개져 있다
살 가르는 새벽바람도 잊고
다급한 파도의 경고에도 귀먹은 몰입
(그것이 단지 새벽 어둠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을까)
이제 키싱 바위 앞 모래사장에는
모닥불이 꺼져 있다
밤새 연인들의 이야기에 끼어들던 파도가
얼른 키싱 바위로 돌아간다
물이 차오르면 죽을 수도 있다고 다시 경고한다
그러나 그들은 포옹을 풀지 않는다
죽어도 좋다는 뜻이겠지
소금기에 찌는 생 안에도 생수 같은 순간 있어
저렇게 바위로 굳어진 것이겠지.


* 풀튜기 바닷가에는 마마상이 이름 지은 키싱 바위가 있다.

   Sir Edward Elgar - Chanson de Ma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