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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만년 전의 답신 2-4

2012.04.20 17:49

유봉희 조회 수:219 추천:23

   몇 만년 전의 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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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만년 전의 답신  

유 봉 희  


닿을 수 없는 높이의 산을 바라 보다가
그 곳에서 떨어져 나왔을 바위를 어루만진다
저 깍아지른 곳을 떠나며
잔혹한 하강의 의미를 새겼을 몸체는
이제 고른 숨을 쉬며 완전한 평정에 들어 있다
급변하는 날씨에도
바위는 체온을 잃지 않고 있다
어둠이 산 속 가득 고이면
바위는 그것을 고스란히 받아 안는다
그 속의 비밀스런 소리들
바위가 별들을 불러내고 있다
아득한 시간 너머 별이었을 바위가
아직도 자기들의 언어를 기억하고 있는지,
별들이 대답하며 산과 바위 사이로 모여들고 있다
어떤 별들은 부르는 소리, 듣기도 전
회답 먼저 보내고 있다. 몇만년 전에 …

크로노스*가 잠깐 던져 놓은 낫이
초승달로 떠 있는 저물녁.

- ROCKY 산에서…

* 크로노스 : 그리스의 신. 큰 낫을 들고 있는 시간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