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자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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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얄미운 손님/ 수필

2024.05.03 15:48

yujaster 조회 수:27

얄미운 손님/ 민유자

 

 

  만병에 예방이 중요한 것은 불문가지다. 중에도 요통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예방이 거의 완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이 무심한 무지로 골칫거리의 병을 키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그랬다.

 

  난 칠십을 바라보면서 어느날 처음으로 허리가 아펐다. 온몸이 두루 말짱하면서도 꼼짝달싹을 못했다. 일상의 모든 계획은 무산되고, 순식간에 삶의 질은 형편없이 구겨졌다. 평온하던 일상의 행복은 땅바닥에 내동댕이 처져 박살이 나고 지옥의 형틀에 매인 고통으로 하늘이 노오랬다. 요통이 얄미운 손님인 것은 초대하지 않았음에도 쳐들어와서는 자리를 차지하고 군림하고, 오면 길을 닦은 오고, 평생 패스를 받은 무시로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침도 맞고 카이로프랙터에서 며칠 치료를 받고 나았다. 이후로 일년에 두번씩 허리를 앓았다. 심하지 않을 때는 남편이 나의 상체를 뒤에서 껴안고 번쩍 들어올렸다 내려놓으면 낫기도 했다. 감압치료인 셈이다. (이것은 주먹을 턱밑에 두고 팔을 가슴에 붙여서 갈비뼈를 보호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고 봇물까지 터트리는 수가 생긴다.

 

  십년을 지나오면서 얄미운 손님의 방문 주기는 점점 빨라졌다. 요통이 도지면 절절매게 아프다가도 나으면 금새 말짱하니까 잊어버리게 된다. 나이탓으로 돌리고 그럭저럭 무심히 지나다보니 드디어 디스크로 발전한 것을 이제야 발견했다. “내가? 디스크?”  느닷없이 뒤통수를 맞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의 깊게 알아야 것은 나이 들고 생기는 요통은 통증이 가셨다고 나은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젊을 때는 연골 주머니가 탱탱하고 탄력이 좋아 회복이 빠르고 재발도 더디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탄력을 잃듯 연골액도 줄어들고 외피도 약해진다. 약해진 연골주머니가 찌브러들거나 찢어지면서 요통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어 회복은 더디면서 문제가 자주 발생하다보면 앗불싸! 자연스레 고질병인 디스크로 발전하는 수순이 된다. 

요통은 허리부근의 뼈마디에 물리적인 과부하가 실렸을 때에 발병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세다.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거나, 무거운것을 들어올릴 , 평소에 유연성이 없고 유약한 상태에서 자세가 바르지 않을 때에 발병한다.

 

  나는 디스크가 초기라서 수술을 고려할 정도는 아니나, 씨름하며  고심하던 중에 수시로 도지는 요통을 다스리는데 매우 중요한 두가지를 깨우쳤다. 첫째는 자세를 고치는 습관이고, 둘째는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다. 두가지는 어느 것이 중요하다고 없이 똑같이 함께 중요하다. 

습관이란 뿌리가 깊어 이를 뽑아내기 녹녹지 않고, 근육 강화운동은 진이 빠지게 힘들어서 지속하기 어렵다. 더우기 노년의 쇠하는 육체적인 퇴행을 거슬러 체력을 향상시키기란 죽기살기로 맘먹지 않고는 지속하기 힘들다. 물론 이것을 실행하기가 쉬운 일은 아닐지라도 뼈아픈 고통을 당해보고 나서 후회하기보다는 미리 인지하여 현명하게 대비하는 것이 백번 나을 것이야 무엇하랴.  

자세를 고치고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려면 엉덩이와 복근을 단련하게 된다. 이는 체형을 I형으로 바르게 유지시켜주고  몸매를 S형으로 곡지게 다듬어준다.  이는 , 값지고 매력적인 알짜 덤이다. 

 

  난 바른 자세와 운동을 자웅처럼 붙여서 생활화 하면서 요통을 다스리고 예방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보고있다. 심한 디스크는 수술만이 해결 방법이다. 허나 고령에 수술은 되도록 피해야 끔찍한 금물이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남의 빌리지 않고 수신제가 하기위해 전심으로 노력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허락 없이 달려드는 얄미운 손님의 근접을 철통 방비하고 그가 머물 자리를 내주지 않고 조절의 키를 그에게 쉽사리 넘겨주지 않으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니, 아니다! 얄미운 손님이 아니고 고마운 손님이다! 그가 그렇게 뼈아프게 찌르며 일러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자세를 고치지 못하고 운동을 게을리해서 옛날의 꼬부랑 할머니 모습을 닮아가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

  '구구는 아니더라도 사는날까지는 팔팔하게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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