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 길 위에서 / 김영교

2017.07.16 03:14

김영교 조회 수: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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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다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


공중의 새들은 보이지 않는 길을 날아간다

물 속 물고기들도 비늘 하나 다치지 않고

저들의 길을 헤엄쳐 다닌다


길 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길

필요해서 밟는 땅뙈기만큼 열리는 세상

길을 만들고 길을 넓히는 삶

그 한가운데서

잃은 듯 찾았고 

닫힌 듯 열린 그리고 끝인데 시작이었던 길


눈곱이 벗겨지고 나를 팔딱이게 한

빛살, 나를 관통한

마음이 캄캄한 바다일 때 등대는 길이었고

날개 없는 연약한 민들레 씨방일 때 바람은 길이었다

 

흙 내음이 번진다. 바람의 방향에 나를 맡긴다

들꽃이 피고 지는 길 위에서 함께 일어서는 힘

향기는 지천에서 나부낀다

 

지도에도 없는 땅 끝

그 험준한 길, 광야에 밤이 내리면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의 그 길

 

열리고 열린다

접힌 우산이 열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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