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를 들으며 국토종단순례길

2009.06.10 07:38

정찬열 조회 수:1107 추천:98


  ** 이 글은 <09년 4월 3일자 광주매일 시론>에 나온 글을 옮겨
     놓은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그가 품고 있는 이상(理想)에 따라 결정된다./ 앉아있는 사람에게/ 꿈과 희망은/ 앉아있다./ 서 있는 사람의 꿈과 희망은/ 멈춰 서 있다./누워있는 사람의 꿈과 희망은/ 드러누워 있다./ 움직이는 사람의 꿈과 희망은/ 움직인다.'
 이는 광주 매일신문의 논설주간 남성숙의 말이다.
 "좋은 말을 듣고 전하지 않으면 우선 말빚을 지는 것이요, 좋은 행동을 보고도 따르지 아니하면 평생 후회를 남긴다"고 평소 필자는 신도들에게 입버릇처럼 얘기해 왔다.
 오늘 여기 소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이상 희망을, 태양을 향해 쏘아올린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 향기로운 봄에 소개하지 못하면 평생 후회를 남길 것만 같아 필을 들었다. 필자가 펼치는 용심론(用心論)에서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때)과 공간(장소)을 파악하고 자신의 분수를 알아 마음을 지혜롭게 쓰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매사에 절묘한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주장해오고 있다.
 실기(失期), 때를 놓치면 안 된다. 때는 기회인데 기회를 놓치는 것은 바로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요 자신을 배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만약 벚꽃이, 목련이, 매화가 제때 꽃을 피워내지 못하면 그들은 벚꽃도 목련도 매화도 아니다. 사람도 제때에 제구실을 못하면 사람이 아닌 것은 매 한가지다.
 우선 국민가수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를 말하고 싶다. 그녀는 지난달 우리나라 가수로는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2등급)을 정부로부터 수여받았는데 올해 데뷔 50주년을 기념하여 '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노래 101곡'의 음반을 발표함으로써 가수인생 마침표를 뜻한다는 말을 남겼다.
 한 사람의 외길인생 50년, 그녀 올해 세수가 66세이니 17세부터 노래인생을 살아왔다는 의미다. 그 어떤 사람도 인생역경과 풍파가 없을 리 없으련만 오직 한 길로 그것도 창법의 변화 없이 가요인생을 살아오면서 국민의 애환을 달래주던 동백아가씨 이미자, 그녀에게 우리는 기립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가수 이미자는 영원토록 가요계 역사는 물론 우리들의 가슴속에 동백꽃처럼 예쁘게 살아남으리라 믿는다.
 또 한 사람 여기있다. 그는 시인이자 수필가 미국 LA 남부 한인학교장 재미교포 정찬열(號 檀岩). 그는 엊그제 광주 매일신문 이경수 부장과 함께 대각사로 필자를 방문, 뜻밖의 소식을 전하였다. 이 시대에 남북분단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과 가난과 소외, 갈등으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통일기원 국토종단 순례길 을 나서겠다는 것. 출발지는 한반도 최남단 해남 땅끝이고 종착지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무려 700Km 거리를 한 달 동안 도보로 걷겠다는 얘기였다. 필자는 순간 생각하였다. 한국에 사는 사람도 아닌 해외 교포가 현 남북의 경색된 분위기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국토종단도보순례를 생각해 냈을까….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는 또 1차 목표는 통일전망대까지 이지만 2차는 내년쯤 북한을 방문, 판문점에서 백두산까지 걸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지난 3월 25일 미국에서 출정식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는 6·15 미주 서부위원회 김용현 공동위원장을 비롯하여 많은 평통자문위원들과 재미교포들이 참석해 국토종단 순례길을 떠나는 단암(정찬열)을 격려했다는 것이다.
 필자도 그에게 성원과 격려의 차원에서 훈수 한 마디를 해주었다. "단암, 올해가 소띠의 해이니 상징적 의미로 워낭을 준비해서 지팡이에 매 달고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시오. 걸어가는 길, 고을마다 워낭소리 울려 퍼져 남북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말이외다." 그리고 지팡이를 건네주었다. 그는 지금 해남 땅 끝을 출발하여 통일전망대를 향해 소처럼 걷고 있을 것이다. 참으로 장한 일이다.
 "음메~ " 그에게 힘을 보내고 싶다.

   <퇴허자/광주 대각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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