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은 지금도 펄럭이고
2009.06.12 03:05
깃발은 지금도 펄럭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
바보 노무현
당신이 어느 날
험한 가난의 산을 넘어, 높은 학벌의 벽을 부수고, 깊은 지역주의의 강을 건너
홀연히 우리 앞에 나타나
깃발을 들었을 때
사람 사는 세상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를 세워보자고
힘차게 깃발을 흔들 때
우리는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당신이 몸소, 희망의 증거가 되었을 때
우리도 함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대통령이었던 5년간
우리는 모처럼 나라의 주인이었습니다.
당신이 낮은 곳으로 내려와
아프고 힘든 우리를 토닥거려줄 때 많이 행복했습니다
함께 살았던 그 날들을 생각하면
당신, 참 고맙습니다
....
오월 어느 날
당신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 날
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갔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3당 합당을 홀로 반대 했던 당신.
우리도 입을 모아
‘이의 있습니다!’
우리는 어찌 하라고 혼자 가신겁니까
‘그래도 되는 겁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다는,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말고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이 국민여러분에게 있다는
당신이 남긴 육성을 들으면서
우리는 목이 멥니다.
당신이 가신 다음에야
당신의 꿈이 우리의 꿈이고
당신의 희망이 우리들의 희망인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벼랑 끝에 혼자 설 수 밖에 없도록 해드린 것,
죄송합니다
슬퍼하지 말고, 원망하지도 말라며
당신은 떠나고 말았지만
역사의 강에 몸을 던지고 만
당신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슬퍼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봉화산 바위 위에 당신이 세워 놓은 깃발은
우리들의 심장에 꽂혀 펄럭이고 있습니다.
함께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자고
학벌의 벽을 없애고
지역주의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된다고
조국통일을 반드시 이루어 내야만 한다고
당신이 흔들어 대던 그 깃발이
푸른 하늘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바보 노무현
아, 당신은 갔지만
깃발로 남아
우리들의 가슴 속에 펄럭입니다.
< 시 - 정찬열, 낭송 - 한윤경 >
** 이 시는 09년 5월 29일 저녁 미주 한인사회 여러단체들이 주관하여 엘에이 임마뉴엘 교회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낭송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
바보 노무현
당신이 어느 날
험한 가난의 산을 넘어, 높은 학벌의 벽을 부수고, 깊은 지역주의의 강을 건너
홀연히 우리 앞에 나타나
깃발을 들었을 때
사람 사는 세상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를 세워보자고
힘차게 깃발을 흔들 때
우리는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당신이 몸소, 희망의 증거가 되었을 때
우리도 함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대통령이었던 5년간
우리는 모처럼 나라의 주인이었습니다.
당신이 낮은 곳으로 내려와
아프고 힘든 우리를 토닥거려줄 때 많이 행복했습니다
함께 살았던 그 날들을 생각하면
당신, 참 고맙습니다
....
오월 어느 날
당신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 날
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갔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3당 합당을 홀로 반대 했던 당신.
우리도 입을 모아
‘이의 있습니다!’
우리는 어찌 하라고 혼자 가신겁니까
‘그래도 되는 겁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다는,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말고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이 국민여러분에게 있다는
당신이 남긴 육성을 들으면서
우리는 목이 멥니다.
당신이 가신 다음에야
당신의 꿈이 우리의 꿈이고
당신의 희망이 우리들의 희망인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벼랑 끝에 혼자 설 수 밖에 없도록 해드린 것,
죄송합니다
슬퍼하지 말고, 원망하지도 말라며
당신은 떠나고 말았지만
역사의 강에 몸을 던지고 만
당신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슬퍼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봉화산 바위 위에 당신이 세워 놓은 깃발은
우리들의 심장에 꽂혀 펄럭이고 있습니다.
함께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자고
학벌의 벽을 없애고
지역주의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된다고
조국통일을 반드시 이루어 내야만 한다고
당신이 흔들어 대던 그 깃발이
푸른 하늘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바보 노무현
아, 당신은 갔지만
깃발로 남아
우리들의 가슴 속에 펄럭입니다.
< 시 - 정찬열, 낭송 - 한윤경 >
** 이 시는 09년 5월 29일 저녁 미주 한인사회 여러단체들이 주관하여 엘에이 임마뉴엘 교회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낭송되었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9 | ' 미국 속의 섬' 벗어나야 | 정찬열 | 2010.11.15 | 917 |
178 | 소나기 오던 날(1) | 정찬열 | 2010.10.05 | 1068 |
177 | 오리 두 마리 | 정찬열 | 2010.10.22 | 998 |
176 | 이핍꽃은 피고 지고 | 정찬열 | 2010.09.25 | 1182 |
175 | 어떤 귀가 | 정찬열 | 2010.09.07 | 1041 |
174 | 바람 불던 날 | 정찬열 | 2010.09.03 | 1047 |
173 | 운수 좋은 날 | 정찬열 | 2010.08.29 | 1076 |
172 | 이문열 강연회에 다녀와서 | 정찬열 | 2010.08.29 | 622 |
171 | 희망을 주는 사람 | 정찬열 | 2009.08.21 | 1266 |
170 | 한국 국토종단을 끝내고 | 정찬열 | 2009.06.21 | 1069 |
» | 깃발은 지금도 펄럭이고 | 정찬열 | 2009.06.12 | 974 |
168 | 워낭소리를 들으며 국토종단순례길 | 정찬열 | 2009.06.10 | 1119 |
167 | 땅끝 마을에서 백두산까지 | 정찬열 | 2009.06.10 | 930 |
166 | OC 평통 독립 필요하다 | 정찬열 | 2009.02.26 | 1090 |
165 | 아들을 믿지 못하나요? | 정찬열 | 2009.02.06 | 980 |
164 | 풀고 넘어 가자 | 정찬열 | 2008.12.22 | 832 |
163 | 우리 집 막둥이 | 정찬열 | 2008.11.28 | 869 |
162 | 고구마를 먹으면서 | 정찬열 | 2008.11.28 | 1075 |
161 | 미주한인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다리며 | 정찬열 | 2008.11.23 | 900 |
160 | 누가 시인일까 | 정찬열 | 2008.11.06 | 9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