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한 교수 시 평론 (대전대. 평론가)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일상의 한 단편서에
시적인 순간, 시적인 장면을 뽑아내는 것이야 말로 시인의 재능이자
시인이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애쉬비 스트리트>라는 그저 평범한
거리의 하나를 끌어내어 그것을 시적인 장소이자 거리로 만드는 힘이
시인의 시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시인은 먼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오히려 낙오자라고 외치는 삶을 복원하여 그의 실존과 내면을 살려낸다.
시인을 통해 그는 단순한 '거지'로부터 '자잘은 살림 도구를 몽땅 카트에
실어 집을 '버린' 그리고 거리 전체를 '자기 집'으로 삼은 특별한 자아로
새로이 창조 된다.
시를 통해 '폴'은 형편없는 거지'가 아닌 인생을
자기 나름의 개성으로 살아가는 특수한 실존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것은 현실이야 어떻든 시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세계가 아닐수 없다.
또한 시가 만들어내는 시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바다안개' 가 '무거운 날' 패트리시카 라는 러시아 식당을 찾는
'폴'을 상상해 보자. 그리고 '보슈 숩' 이나 '보드카 한잔' 을 청하는
'폴'을 상상하는 데 이르면 시가 전하는 인생의 단면을 성찰하게 된다.
<애쉬비스트리트>는 인생이 담고 있는 허무와 고독, 그리고
따뜻함과 아득함을 은은하게 형상화 하고있다.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