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신년시)

2009.02.02 08:03

정해정 조회 수:47

바람이고 싶습니다.

태초에
아무것도 생기지 않은
혼돈 속에서
그분의 숨결이
바람이었 듯이
살아 있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새 하늘 새 땅이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찬 날
바람 한 숨
진흙의 몸으로 받아들여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나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바람이었습니다
성령의 불길
음산한 골짜기에
사슬을 태우는 뜨거운 불길
세찬 회오리 바람.

바람이고 싶습니다

새 하늘 새 땅에
때로는 온갖 것들이
새로운 창조를 꿈꿀 때
용서와 화해를 꿈꿀 때
고른 숨결로
깊숙이 스며들어
해방과 평화의 숨을 함께 쉬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태초에 아무것도 생기지 않은
혼돈 속에서
그 분의 숨결이
바람이었 듯이
살아 있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신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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