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뉴욕병원에서 죽어가는 한 소녀가 쓴
시 입니다.
이 시를 읽고 이 소녀를 도와 주십시요.' 보낸자의 이름이
낯설어 망설이다 열어본 이 메일을 보는 순간 읽혀지는 이
첫마디가 가슴을 떨리게 한다.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는 싱싱한 파란잎까지 모조리 떨어
트릴 듯 세차게 몰아치는 11월의 가을 바람 소리를 들으며
나는 핑크 빛으로 쓰여진 '슬로우 댄스'라는 시를 읽어
내려간다.


"당신 혹시 메리 고우 라운드 하는 아이들을 바라
보신적이 있나요?

아니면 땅에 마구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신적이
있나요?

당신 혹시 나풀나풀 춤추며 날아가는 나비를 따라가
보신적이 있나요?

아니면 지는 해를 무심히 바라보신적이 있나요?
좀 천천히 가세요.

그렇게 너무 빨리 춤추지 마세요.

시간은 짧고,
이제 음악은 곧 멈춰요........

당신 아이에게 시간이 없다고 내일 하자 라고 말하신적이
있나요?

그때 당신 너무 급히 서둘르다 아이의 슬픈표정을
놓치지는 않으셨는지요?

옆에 있는 수화기를 들어, "잘 있었니?"하면 되는데 그
시간조차 없는 당신, 당신의 그 소중한 우정이 죽어가는
것을 아시나요?

좀 천천히 가세요.

그리고 그렇게 너무 빨리 춤을 추지 마세요.
시간은 짧고.
이제 음악은 곧 멈춰요.

당신 목적지에 도달하기에 위해 그리 숨차게 뛰어 간다면
가는 그 도중의 기쁨은 전혀 맛보지 못할거예요.

당신 그렇게 걱정하면서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면
그건 선물을 열지 않는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
오 삶은 경주가 아니잖아요.
천천히 가세요.
음악을 들으면서
이 음악이 끝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