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던 날

2009.04.26 12:24

이영숙 조회 수:60

“혼자 있던 날” 원 베드룸 내 아파트는 도시락소리 달그락 거리는 책보자기 옆구리에 차고 뛰어 놀던 초등학교 운동장이다 수선스럽게 바스락 거리는 소리 가족 위해 하루 준비하는 잘록한 허리의 개미들 자기 몸집보다 몇 배나 큰 밥알은 어께에 메인 입들의 부담인 듯 잠자는 핸드폰 수차례 깨우고 수첩 열어 오늘 날짜 어떤 무늬인가 찾아보아도 해지고 별 뜬 흔적만 있을 뿐 뒤쪽의 전화번호 헤아리다가 아이생일 효도 외식 가족 모임 힘들다 피곤하다 그 투정은 부러움만큼 큰 무게가 없다고 향방 잃은 질투가 밀물로 몰려온다 오롯이 앉아 있는 텅 빈 거실 갑자기 털거덩, 창문 두드리는 소리 반가움에 화들짝 놀라 문을 여니 눈웃음만 남긴 바람이 가슴에 구멍 내고 지나간다 오른손에 들려진 차 왼손에 펼쳐진 로스 엔젤래스 내 작은 발 하나 따뜻하게 디딜 곳 어디가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