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렝카

2010.02.19 07:13

구자애 조회 수:69


**오귀기아 섬을 향해 달리다
   썬셋사거리 신호등에 걸려
   각기 다른 차 안에 나란히 앉아 있다
   나는 애써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30초, 20초, 10초......
   눈물이 고여 비쳐지기 전에 신호가 바뀌어야 한다

   곁과 곁을 사이에 두고
   묵묵히 달려야 하는 비장함의 속도에
   가 닿을 수 없는 線을 가두고
   어느 쪽도 축이 될 수 없게
   마음 견주는 알. 피. 엠이
   가늘게 떨고 있다

   잠긴 슬픔을  엑세레타처럼  밟으며
   혼자 소리내어 말해 본다
   평행!
   역시 맞닿지 않는 입술,
   그 사이로 긴 시간 잘 말아진 동그란 소리가
   행간 속에 젖어 있었는지
   녹턴되어 흘러 나온다

  ` 너무도 아름답게
   서러워져 있는 이 길을 平行이라 하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면면함을 바퀴라 하네
   멀리서 바라볼 때만이
   가까워져 있는 두 선을  비익조(比翼鳥)라 하네 `

-------------------------------------------------------------------

* 작곡가 김희갑이 91년 모스크바 국립교향악단과 함께 만든 곡이다
  (40대 비련의 여인을 주제로 한 작품)
** 오뒤세우스가 괴물이 사는 여러개의  섬을 지나 아흐레 밤이 되던 날
    사람의 목소리를 내는 아름다운 요정이 사는 환상의 섬, 오귀기 에 도착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459 나무와 조각가 이영숙 2009.11.17 54
7458 소통(疎通) 강성재 2009.11.16 49
7457 테스트 이월란 2009.11.16 60
7456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65
7455 사랑의 기원起源 이월란 2009.11.16 31
7454 리크 leak 이월란 2009.11.16 48
7453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61
7452 인사동을 걷다 박정순 2009.11.21 60
7451 추억 최상준 2009.11.16 66
7450 황혼이혼 강성재 2009.11.15 55
7449 로맨스? 그건 불륜 노기제 2009.11.15 40
7448 산타로샤에서 박정순 2009.11.14 47
7447 13월의 산책 강성재 2009.12.21 44
7446 여행의 목적 서용덕 2009.11.13 54
» 말렝카 구자애 2010.02.19 69
7444 春泉이 가까웠나 보다 백선영 2009.11.11 30
7443 천정에 불빛 한 줄기 안경라 2009.11.14 55
7442 미역국------------------------덴버 이월란 2009.11.11 62
7441 바람의 그림자 이월란 2009.11.11 61
7440 진화 이월란 2009.11.11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