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로샤에서

2009.11.14 10:16

박정순 조회 수:47 추천:2

군산 산타로샤에서 시 낭송과 시화전을 했다. 산타로샤... 성스러운 장미라고.... 성스러운 장미와 커피의 연결점, 향기로운 장미와 커피향의 향그러움.... 그렇게 연결이 이어져갔다. 인공호인 은파의 물결과 이 까페의 분위기는 잘 어울렸다. 그런면에서 커피와 시와 음악은 잘 어울리는 친구같다. 날씨는 을스년스러웠고, 아니 많이 추웠다. 문득, 빠리에 있을때, 베르샤이유 궁전으로 학교에서 견학 갔던 때가 생각났다. 아마도 11월 이었을 것이다. 을스년스런 빠리의 우울한 가을 날씨, 뿌티 쁘레아농(마리 앙투와네트가 기거한 작은 궁전)을 돌면서 건축의 스타일, 그녀의 삶, 그리고 고독에 관해서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점심으로 김밥 도시락을 먹었는데 추위로 도저히 입에 넣을 수 없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주신 커피 한잔.... 온몸에 피가 돌듯이 따스함이 돌아 살 것 같았던 훈훈함....... 지나간 일들은 모두 아름답다. 폭풍의 언덕에서처럼 휘몰아치는 바람소리 이십대 후반의 어린 나는 그 바람소리가 정말 무서웠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와즈강물과 뭉게구름 일어나듯 몰려다니는 낙엽구르는 소리들이 무서워서 집 밖을 나서지 못했던.. 그때보다는 덜 추웠다. 추위로 몸을 움츠렸다가 일어섰다가 커피를 몇 잔을 마시고.....역시 시인들은 추위를 바람을 연결하는 방법이 달랐다. 바람의 발자취를 따라온다는 시인과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더 추운 곳으로 가야 한다는 시인과 낭송을 위해 바라보는 시선마저 추운 느낌이 드는 드레스를 고수하기도 하며... 늦가을의 정취, 그리움과 사랑이 시 낭송의 열기로 추위를 떨치고 신성리 갈대밭을 잠깐, 아주 잠깐, 스치고, 철새들의 거처인 금강을 지나 서울로 돌아왔다. Chicago의 You're the Inspriation 이라는 곡이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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