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자리
2011.02.10 06:28
명당자리
그남자
파킹장에 들어서면서 지나쳐버렸다
비어있는 첫번째 자리
가까이 있는 파랑새를 잡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는 여자
속이 아린지 뒤를 돌아본다
파킹장을 나오며
저기 봐 저기! 엄청 동그랗지?
지구 저 바깥쪽 아득히 먼 곳을 가리키는 남자
그 남자의 손끝따라 한참 만에야
토실토실 살 오른 달 한덩이
가슴 뭉근히 끌어 안는
여자
첫번째 자리 파킹은 가뭄에 콩이지만
콩보다는 조금 더 자주 옹진 보름달 통째로
갖다 바친다는,
손짓 하나로 해, 별, 산, 하늘, 구름, 낮달까지…
뜰 안으로 가득 불러 모으는
그. 남. 자.
풍성한 그 남자의 뜰은
제 속 파랑새만 쫓아 사는 그 여자의
명.당.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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