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2

2009.11.29 15:50

박정순 조회 수:35

달빛 별빛 없어도 너는 화안한 백색의 등불로 서서 바람 깃 다독이며 온 세상을 덮은 부처님의 마음을 닮았다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기인 햇살의 그림자 목에 걸어놓고 그리움의 실을 뽑아내는 누에고치 일년 365일 베틀에 앉아 씨줄 날줄로 엮어 눈부신 육모 꽃송이로 피어났다 모든 인연 끊어버린 너의 차디 찬 의지는 온갖 허물 따스하게 덮어주는 더 큰 사랑이었다 겨울 꽃이 피는 날이면 떼를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요구하지 않으려면서도 좀 멋진 시가 되어 달라고 자꾸만 나의 시를 귀찮게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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