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천재
2007.05.03 02:16
두 천재 한글 문학(한국)1999
나는 그림에 대해서 문외한이다. 그러나 하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 그림은 좋아한다. 저 그림은 싫다 하는 선택이다. 그래서 아들이 피카소 그림을 보러가자고 할 때도 이런 말을 하며 따라나섰다. 팔다리가 떨어지고 눈이 구석에 붙은 알 수 없는 그림은 싫어하는데.
그러나 그 피카소의 그림 앞에서 감동하고 있는 나 자신에 놀랐다. 징그러운 그림들을 빼고는, 사실 그 그림들이 대단한 것이라 하지만, 그 것이 아니라도 남들이 말하는 천재임을 나도 알 수 있었다. 특히 그의 마지막 그림 앞에서는 태어난 상태로 되돌아간 그의 인생철학에 동감하며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또 듣고 있었다.
이번에는 밴 고호의 전시장으로 향하는 도중이었다. 오래 전에 일본 잡지에서 읽은 씨름꾼의 일화가 떠올랐다. 어느 유명한 씨름꾼이 파리 미술관에 관람 차 갔던 얘기다. 그를 모시던 사람 들이 비너스 조각 앞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이라고 설명 했다. 그랬더니 그것을 본 씨름꾼은 퍽 실망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아니, 이건 팔 없는 여자 잖아!” 병신을 두고 야단을 떤다는 거였다.
그들은 또 그를 도올세 인상파 미술관에도 데리고 갔다. 돌아다니다가 밀레의 "만종" 앞에 섰다. 그 때 그는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했다. "내 성냥갑 통에 붙은 그림과 똑 같네"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오는 애교 만점의 솔직함이다.
나도 이렇게 솔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로스앤젤레스 미술관 별관 문턱을 들어섰다.
밴 고호! 그는 미친 화가라고 했었지. 일본 속담에 멍청이 하나 외우리란 말이 있다. 내가 그런 사람인지 모른다. 나는 하나만 알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돈 사람의 그림을 보러왔군.
그림과 화가에 대한 설명이 이어폰에서 흘러나왔다. 어느새 미친 화가의 그림 속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천재이기 전에 무한한 노력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종횡으로 열 뼘도 못 될 그림 속에 수 만개의 선과 점이 찍혔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노력이었다. 그 위에 그의 천재성이 세상에서 일컫는 걸작을 낳았다. 그의 초상화는 주홍색 마지막 터치로 그가 살아서 액자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설흔 일곱에 자살을 했다. 그 때까지 마친 듯이 그린 그림의 수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연필로 물감으로 이천 삼백 여개나 그린 그림은 어찌 그의 머리를 돌게 하지 않고 견딜 수 있었겠는가. 조색판과 캔버스 위에 눈과 붓이 수만 번 왔다 갔다 했을 그의 모습이 보이면서 가슴이 메어 눈 속이 젖어왔다.
또 우리 세기의 별. 천재 피카소는 온갖 재간을 다 부리다가 아혼 한 살에 세상을 떴다. 그 재간 많던 사람이 세상을 뜰 때는, 어린아이와 같은 위치에서 또 그들과 같은 눈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기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이 그림을 그리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90년이라는 세월)" 즉 그는 그가 태어났던 때와 같은 재주를 부리지 않고 자연으로 되돌아간 자신이 다시없이 기뻤다.
나는 밴 고호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 본다. 만일 그가 피카소같이 아흔 한 살 까지 살았다면 마지막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죽었을까. 내 상상은 넘어도 많이 넘고 있다. 아마 그는 점 한 점만 딱 찍어놓고 그 한 점 속에서 세상을 보며 기뻐했을 것이다.
그리고 피카소 같이 말했을 것이다. 내 머리 속에 다 그려져 있는 우주를 굳이 그려 무엇하겠는가 고.
그의 그림에 홀린 사람들이 방마다 빼빽이 차 있다. 이런 천재들이 있어서 사람들은 가끔 영감에 불을 지필 기회도 얻는 모양이다. 그들의 동공이 크고 반짝인다. 어깨가 부딧쳐도 모른다. 미술관에서 나오며 나도 한 번 하늘에 새로운 꿈을 띄어본다.
나는 그림에 대해서 문외한이다. 그러나 하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 그림은 좋아한다. 저 그림은 싫다 하는 선택이다. 그래서 아들이 피카소 그림을 보러가자고 할 때도 이런 말을 하며 따라나섰다. 팔다리가 떨어지고 눈이 구석에 붙은 알 수 없는 그림은 싫어하는데.
그러나 그 피카소의 그림 앞에서 감동하고 있는 나 자신에 놀랐다. 징그러운 그림들을 빼고는, 사실 그 그림들이 대단한 것이라 하지만, 그 것이 아니라도 남들이 말하는 천재임을 나도 알 수 있었다. 특히 그의 마지막 그림 앞에서는 태어난 상태로 되돌아간 그의 인생철학에 동감하며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또 듣고 있었다.
이번에는 밴 고호의 전시장으로 향하는 도중이었다. 오래 전에 일본 잡지에서 읽은 씨름꾼의 일화가 떠올랐다. 어느 유명한 씨름꾼이 파리 미술관에 관람 차 갔던 얘기다. 그를 모시던 사람 들이 비너스 조각 앞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이라고 설명 했다. 그랬더니 그것을 본 씨름꾼은 퍽 실망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아니, 이건 팔 없는 여자 잖아!” 병신을 두고 야단을 떤다는 거였다.
그들은 또 그를 도올세 인상파 미술관에도 데리고 갔다. 돌아다니다가 밀레의 "만종" 앞에 섰다. 그 때 그는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했다. "내 성냥갑 통에 붙은 그림과 똑 같네"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오는 애교 만점의 솔직함이다.
나도 이렇게 솔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로스앤젤레스 미술관 별관 문턱을 들어섰다.
밴 고호! 그는 미친 화가라고 했었지. 일본 속담에 멍청이 하나 외우리란 말이 있다. 내가 그런 사람인지 모른다. 나는 하나만 알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돈 사람의 그림을 보러왔군.
그림과 화가에 대한 설명이 이어폰에서 흘러나왔다. 어느새 미친 화가의 그림 속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천재이기 전에 무한한 노력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종횡으로 열 뼘도 못 될 그림 속에 수 만개의 선과 점이 찍혔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노력이었다. 그 위에 그의 천재성이 세상에서 일컫는 걸작을 낳았다. 그의 초상화는 주홍색 마지막 터치로 그가 살아서 액자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설흔 일곱에 자살을 했다. 그 때까지 마친 듯이 그린 그림의 수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연필로 물감으로 이천 삼백 여개나 그린 그림은 어찌 그의 머리를 돌게 하지 않고 견딜 수 있었겠는가. 조색판과 캔버스 위에 눈과 붓이 수만 번 왔다 갔다 했을 그의 모습이 보이면서 가슴이 메어 눈 속이 젖어왔다.
또 우리 세기의 별. 천재 피카소는 온갖 재간을 다 부리다가 아혼 한 살에 세상을 떴다. 그 재간 많던 사람이 세상을 뜰 때는, 어린아이와 같은 위치에서 또 그들과 같은 눈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기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이 그림을 그리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90년이라는 세월)" 즉 그는 그가 태어났던 때와 같은 재주를 부리지 않고 자연으로 되돌아간 자신이 다시없이 기뻤다.
나는 밴 고호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 본다. 만일 그가 피카소같이 아흔 한 살 까지 살았다면 마지막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죽었을까. 내 상상은 넘어도 많이 넘고 있다. 아마 그는 점 한 점만 딱 찍어놓고 그 한 점 속에서 세상을 보며 기뻐했을 것이다.
그리고 피카소 같이 말했을 것이다. 내 머리 속에 다 그려져 있는 우주를 굳이 그려 무엇하겠는가 고.
그의 그림에 홀린 사람들이 방마다 빼빽이 차 있다. 이런 천재들이 있어서 사람들은 가끔 영감에 불을 지필 기회도 얻는 모양이다. 그들의 동공이 크고 반짝인다. 어깨가 부딧쳐도 모른다. 미술관에서 나오며 나도 한 번 하늘에 새로운 꿈을 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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