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2009.11.29 15:53
변 화
어둠이 남실대는 서울의 거리
긴 불빛 번쩍이며
풀어헤친 가슴 내 보이는
청사의 얼굴은
예그대로인데
여기 저기서
재잘거리는 자동차들의 웃음소리
어둠을 헤집고 나온다.
지난겨울
네 얼어붙은 방에는
쉬 녹여줄 난로 하나
살돈이 없어
꽁꽁 언 추위땜에
발만 동동 거렸었어
세월의 강물 따라
거센 풍랑도 더러 만나다 보니
뒤늦게 깨닫는 화두
슬픔도 지나고 보면
꽤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사실
이제야 철이 들더군
타달타달 걸어
남산 터널지나는 한강 바람이
생채기하며 얼싸안는데
기인 불빛 따라잡는
소공동 창가
빳빳하게 촉수 세운
자라목 접고
덥썩 손부터 내밀었던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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