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읽으며 / 홍인숙(Grace)
감정 다스리기
김태윤
물위에 글을 쓸 수는 없다.
물 속에서는 조각도 할 수 없다.
물의 본성은 흐르는 것이다.
우리의 성난 감정은 바로 이 물처럼 다루어야 한다.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면
터뜨리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어라.
마치 강물이 큰 강으로 흘러가듯이
분노의 감정이
자신의 내면에서 세상 밖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보라.
이것은 감정을 숨기는 것과는 다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에게서 떠나가게 하라.
그것은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장 지혜롭게 풀어 주는 것이다.
* * *
사람 관계에서 부딪쳐 오는 예상 못한 일들로 스스로 당황해하고, 슬퍼하고..
분노도 하며 많은 시간을 낭비하였던 지난 날들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럴 때마다 제 나름대로 침묵을 지켰지만
그것은 감정의 다스림이 아니라 저의 나약함 때문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침묵을 지킴과 동시에 내 안의 서운함을 더 큰 사랑 안으로 흘려보내야 하는 것임을
김태윤 시인님의 좋은 시를 통해서 마음에 깊이 담아봅니다.
2003. 9.11
그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