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

2003.03.18 00:20

전지은 조회 수:352 추천:18

인터넷 타고 온 영정 사진
낯선 얼굴 하나 가두어두고

낯 설은 표정으로 소주병 앞에 둔
친구들 하나씩 지난다

가야 할 곳이 보이던가
가쁜 숨 몰아쉬며
잘 가라는, 인사도 못나 눈 채

두고 가는 발걸음
또 다른 세계 한 귀퉁이

길 위엔 빛으로 통하는 것 있어

허망한 시선 속으로
빠둥거린 삶의 매듭
이쯤에서 단단히 엮어 매고

숨 쉬고있는 오늘은 행복인가
숨 끊겨있는 내일은 천국인가

몸부림치는 시간 다시 오더라도
잃어버린 꿈을 팔고
석양만 곱게 기우는 이곳

영정 속 사진은 확대된다
환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이제 낯이 익다
잘 가게 친구, 그곳에선
따스한 손잡고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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