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는

2003.07.13 00:41

전지은 조회 수:399 추천:15

언제부턴가 우리는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

눈 맞추는 일도 쑥스러워
포도주 한 잔 아니면 그윽해 질 수 없는 저녁

붉은 단풍잎처럼
치사량의 사랑을 먹고 싶었던 것은
한때의 치기였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

손잡는 일도 밋밋해져
심박동소리 들리는 달뜬 일이 아니었다

얼음산 녹이던 정열
제 뜨거움 못 견뎌 삭아버리고

무덤덤함에 길들여진 지금,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언제부턴가 우리는 가슴을 열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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