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그후

2003.03.18 00:40

전지은 조회 수:304 추천:22

작은고모네 전화는 아직 불통
안내 방송도 끊겼다

수소문 끝에 알아낸 건
허술했던 달칵 방앗간
개울가 이층양옥
반 지하가 되었다던가

하늘 꺼지는 한숨
모래 벌 되 버린 텃밭으로 몰려들고

아들 딸 찾아 나서는
처진 어깨
휘어진 허리
농주 한잔에도 추수를 수 없는 것을

가재 잡고 모기향 피우며
물 좋은 앞마당
가솔이 모이던 여름
언제쯤 평상을 깔고
서로 부채질 해 줄 수 있으려나
이야기 꽃 피울 수 있으려나

계절 점점 깊어가고
한 잔설이고 섰는데

바다 건너
이곳에 사는
조카는 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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