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용자나리민자(대학 40주년)
10월은 상달
줄지은 코스모스 가로수
하늘을 이고 가을스럽게 흔들리고 있다
단풍이 손짓하는 설악풍광을 삼호가 관통한다
탐라의 목석원 손길 만져지고
서귀포 '숨비소리' 아스라이 들리는듯
모천을 오르는 연어의 지느러미
산굼부리 억새풀 사이에 허옇게 누워 있는 그리움
바람이 지날 때 마다 어머니 얼굴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삶의 수많은 정동진 기차역
파도쳐오는 동해의 검푸른 입김에
솟구쳤다 묻혀버리는 애틋함
서걱이는 바람소리에 섞여
청솔 우거진 고도의 왕능숲을 돌아
뒤돌아서는 가슴에 그렁그렁 차오른다
감자송편 찰옥수수 허기진 향수
만산홍엽에 곁들려
순간을 찍어 추억을 만들며 산길 붐비는
사람단풍이 으뜸이다
신비한 권금성 미등령 정상(1327M)에 올라
사랑을 확인하는 약속들
놀라운 창조질서, 낭만과 꿈이 읶어가는
설악의 가을 빛
울산바위, 흔들바위 가슴에 담고
남북통일 기원하며 내키지 않는 발길 돌린다
세월은 가고 남는 것은 만남의 기억
손잡고 입맛 맞추어 즐겨 먹고 마신것은
소중한 정(情)
낯선 이국에서의 시린 나날 데펴주는 아랫목
무더기로 길 떠나는 사람 단풍
휴계소마다 북적거림과 넘치는 인정과
비빕밤이 된 고국의 가을 정취
사람도 자연도 서로 동화되어 살아있는
순환이 이토록 아름다운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