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옷 (크리스천 헤럴드)
2007.07.24 15:02
무겁더이다
야윈 어깨를
삶의 무게가
터무니 없이 누를 때
아프더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의 화살이
사방에서 날아와 꽂히던 그 때
너무 길더이다
손을 놓고
세상물결에 휩쓸려
탁류인줄 모르던
그 때의 캄캄함
산산조각 난파된 자아
상처투성이를 깁고 싸매 준 손길
그 오랜 기다림의 은혜
깨닫고
감사함에 눈뜰만 하더이다
기쁘더이다
한없이 기쁘더이다
목 내놓고
숨 쉬어졌을 때
시야 가득 들어온 파란 하늘
뿜어 오르는 찬란한 빛이
육신을 뚫어
산화시켜버린 겉옷
조금도 조금도
아깝지 않더이다.
2007년 4월 26일 <크리스천 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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