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국수
이월란 (2016-8)
국수 귀신이 들렸나
매일 국수 타령인 젊은 영감이
꼼꼼히 적어 준 조리법을 들고
잔치국수를 들이민다
매일 얻어먹을 심보로
내 거보다 훨씬 맛있네, 끝내줘
면발보다 긴 칭찬발에
잔칫상보다 더 흥겨워진 점심상
어느 날엔 홧김에 차를 몰고 나간
여편네 찾으러 밤새 핸들을 돌렸고
어느 날엔 펄쩍 뛰는 여편네 성깔에
앞머리가 훌러덩 벗겨졌을
가엾게 쉰을 넘긴 젊은 영감
서로를 사고팔던 실크로드처럼 길어진
반백의 면발을 보며
결혼잔치, 돌잔치, 생일잔치, 환갑잔치까지
세상의 잔치는 모두 머리 싸매고 치러 본
잔치 고수들끼리
이젠
서로를 뜯어 먹던 아린 청춘
그립게도
우리들의 잔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차례상을 올리는 한가위
이 땅은(고국) 의례도 많고, 그 의례의 규칙도 유난히 많은 사회다.
‘가가례(家家禮)’에다 “남의 잔치[장/제사]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는
속담이 전해질 정도다. ‘가가례’는 ‘각 집안에 따라 달리 행하는 예법·풍속 따위’를
이르는 말이고 뒤의 속담도 남의 제사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이다
내용은 구구절절 옳다
유교는 보수를 지향하고 변화를 싫어한다고 하지만 사실과는 다릅니다.
시대에 따라 바꿀 부분은 과감하게 바꾸는 사상이 유교입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한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차례를 지내도
예에 어긋남이 없는 것이죠.
하지만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은 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인 효입니다.
이번 명절은 형식에서 벗어나 이 정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https://youtu.be/PaLtV5Xor5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