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0
어제:
236
전체:
5,067,674

이달의 작가
2016.09.08 05:18

이 남자 3

조회 수 491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남자 3

이월란 (2016-8)

 

 

전쟁터에서 열두 달을 살다 오더니

이 남자, 매일 전쟁을 한다

평화롭던 정원엔 플라스틱 펜스가 자랐고

보안 카메라 작동 중이라는 사인이

꽃 대신 피어났다

차고엔 생수병이 쌓이고 지하실엔 통조림이 쌓였다

적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단다

앞 집 강아지는 매일 생사를 넘나들었다

문틈으로 권총을 겨누고 있는, 이 남자

내가 없는 동안 저게 지나가면 소릴 질러

적의 포탄 속에서 전우에게 던지던 급박한 메세지

정당방위야, 저 놈의 개새끼 죽여버리고 말겠어

적의 허점을 노려 배변운동을 하고 가는

저 순진한 강아지는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개를 풀어두는 앞집 여자는 이층 블라인드 사이로

스나이퍼를 주시하고 있다

세상은 살아남는 법만 가르쳤고

전쟁은 죽이는 법만 가르쳤다

세상은 죽이면 가두었고

전쟁은 죽이면 훈장을 달아주었다

쉬이 뒤섞일 습성이 아니었다

적군의 유일한 흔적인 똥을 찾아

정원을 샅샅이 뒤지던 어느 날, 이 남자

뒤뜰 구석에서 파닥이는 새 한 마리를 주웠다

동물보호센터가 전화를 받고 포로처럼 새를 싣고 갔다

며칠 후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낭랑한 여자 목소리

전쟁은 끝났어요!

치료 받은 새가 잘 날아갔단다

옆구리에 찬 권총을 만지작거리던

이 남자, 두 눈에서

젖은 별 하나가 반짝, 떨어진다

 

 

 

?
  • ?
    Chuck 2016.09.08 10:12

    My Life..

    Well, I grew up in one of them old farm towns
    Where they hit it hard 'til the sun goes down
    Nobody really seemed to care
    That we were living in the middle of nowhere
    We just figured that’s how it was
    And everybody else was just like us
    Soaking in the rain baking in the sun
    Don’t quit 'til the job gets done

    Don’t stop 'til everything’s gone
    Straight ahead, never turn round
    Don’t back up, don’t back down
    Full throttle, wide open
    You get tired and you don’t show it
    Dig a little deeper when you think you can’t dig no more
    That’s the only way I know









  • ?
    산 내 바다 2017.10.01 01:13
    요즘 가끔 꿈꿔요
    내가 내 주변을 뒤적이고 다니는 꿈
    그래서 기도해요
    사탄의 속삭임이다
    듣지말자 ㅎㅎㅎ
    거짓말처럼 기도발이 먹혀요 ㅎㅎㅎ
    함 해보세요~
  • ?
    산 내 바다 2017.10.01 01:20
    언제까지 배운데로~ㅎ
    배워야 하는지 잘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 나를 내가 잘 알지요
    배우지 않아도 ㅎㅎㅎ
  • ?
    바다에만 모이는 자국들 2017.10.01 01:25
    시가 맘춰 혹여나 길을 잃었나 해서요 ㅎ
    고요~ 좋아하고 간직하는 기도 문 단어에요
    고요 하길 바레요
  • ?
    늘 안심 날 바라보자 2017.11.28 14:25

    생 하면 노병사라 하데요

    가는길 알면서 모르듯 가는 시간을 붙들고

    사는 순간 순간들을 어찌 생각 해야야 하는지

    자비심으로 베풀고 사는거지요

    사량으로 보듬고 사는거지요

    그렇게  생각해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1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51
»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91
1629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42
1628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16
1627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53
1626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33
1625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321
1624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32
1623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8
1622 영시 House for Sale 1 이월란 2016.08.16 72696
1621 영시 The History of Evening 1 이월란 2016.08.16 219
1620 영시 Airport Terminal 1 이월란 2016.08.16 1157
1619 영시 The Camellia Girl 1 이월란 2016.08.16 116
1618 영시 Gone With the Wind 1 이월란 2016.08.16 126
1617 영시 Roses of Sharon Have Blossomed! 이월란 2016.08.16 89
1616 영시 Homecoming for a Festive Day 이월란 2016.08.16 274
1615 영시 Yoga 1 이월란 2016.08.16 3240
1614 영시 Cheoseo 1 이월란 2016.08.16 98
1613 영시 The Wall Mirror 이월란 2016.08.16 152
1612 영시 Street Cat 이월란 2016.08.16 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