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이월란 (2018-11)
시린 것들을 하늘로 올려 보내고
매일 눈을 기다렸어요
높은데서 내려오는 망각의 재를 이고
몸소 겨울의 영토가 되고 싶었지요
주차장 옆 하얀 샛길에서
푹 꺼진 땅을 다지며 철없는 발목이 시릴까
먼저 밟고 가던 당신
하얀 동굴 속에 온몸을 담그면
슬픈 아드레날린이 하늘에서 내렸지요
하얀 진통이 바람에 날리고
무색의 주파수를 맞추면
공명으로 떠도는 심장소리 들렸지요
미련한 발자국 위에서
마주치던 눈길
세월을 지우며 자꾸만 따라옵니다
높은 곳에서 내리는
낮은음자리표를 따라
시린 호르몬이 도는 길 위로
당신이 자꾸만 따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