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이 월란
자고나면 잊자고
밤새 악물었던 입술자국 선명한데
지난 밤 무슨 일이 있었길래
당신의 기억은
이 아침 더욱 말갛게 깨어납니까
눈 감는 그 날까지
망막위에 덮여 있을 얼굴이라면
차라리 마음놓고 보고 싶어 하렵니다
창 밖의 어린 겨울나무도
오고야 말 봄의 향연을
가을의 풍성함을 알기에
외로워하지 않는 것처럼
언젠가는 오고야 말 첫눈을 기다리듯
하루라도 그렇게 당신을
기다려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떠난것도 모자라
남은 눈길 머무는 곳마다
미리와서 앉아있는
모진 당신이
2006-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