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
이 월란
맨발로
저 눈밭을 걸어가면
널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날
한 발 한 발
고문받듯 걸어가
밟고 간 눈보다
더 시릴 너의 가슴에
두 손 대어보고나면
시린 몸 감 싸줄 너
거기 더 이상 없다해도
언 가슴 적시며
밟고 갔던 길
고스란히 밟으며 돌아온다면
감옥같은 그리움
이젠 눈밭에 버려둘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새겨울이 오고 또 온대도
더 이상 날 가두지 않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200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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