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나무
이 월란
빗소리 하늘 가득 걸린 걸 보니
내일은 이별이겠다
미소진 아이 눈동자 이토록 맑은 걸 보니
내일은 이별이겠다
화인같은 봄꽃 두 눈 속에 피고서야
아른아른 사랑이었으니
여름 내 떠오른 해가
아침에도 지고 한낮에도 지는
가을이 되고서야
뜬 가슴 마저 저물어
이제야 이별이겠다
따끔, 촛농처럼 떨어지는 이파리마다
불똥 지려 놓은 골목
벌레 먹은 갈잎들이 뒤숭숭 쌓이는
가을좌판 위로 그제서야
별립목같은 이별이 쌓이겠다
잊은 듯
생각난 듯
찬겨울이 오기 전에
저문 가슴 가득
벼름벼름 빛처럼 내리겠다
2008-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