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이월란(2011-8)
밤비행기를 타고 날짜 변경선을 통과 한다
기억의 프로펠러는 밀월여행 같은
추억의 경도를 지나고
그토록 떠나고 싶었던 고향은
이토록 돌아가고 싶은 새 땅이 되어
저리도 가벼운 것들이
어린 날 소낙비처럼 일반석 발등 위에 떨어진다
서머타임이 시작될 때처럼 온전히 하루를 잃어주면
아버지의 무덤 위에는 엄마의 미소가 피어있고
멀리, 아주 멀리라는 주문을 외던 어린 꿈이
주말여행처럼 시작되는 삶은 어디에도 없었더라
추석빔으로 갈아입고 성묘를 하겠다
아버지의 달이 뜨고 엄마의 별이 반짝이는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날아가던 마음은
오래 묵어서도 서러워라
죽어서도 머물 곳이 되어주시는 깊이를
결코 알지 못했더라
바람 없는 곳은 언제나 북극처럼 시리더라
180번째 자오선 위에서
가을 하늘을 거슬러 온 낯선 귀성객
불현듯 몸 불린 보름달 속으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