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세종대왕과 그의 인재들

2010.02.14 04:34

박영숙 조회 수:751 추천:163

[스크랩] 세종대왕과 그의 인재들
                      
그는 시대의 요구를 결코 회피하지 않은 천명에 눈뜬 임금이었던 것이다. 박영규 저 | 들녘 | 2002년 | 10,000원

 한 나라의 왕에 대해 안다는 것은, 그 당대에 대한 모든 평가를 포괄하는 일일게다.또 그 왕에 대해 안다는 것은 그 왕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시대를 만들어간 주변인들을 모르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좋은 리더 밑에는 좋은 인재가 나오고 좋은 신하가 좋은 리더를 만든다” 는 말이 있다. 좋은 리더와 신하의 표본,
이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이 책이 기존의 인물소개와 다른 점은,비평을 통해 구체적인 예시로써 우리에게 각 인물들의 장단점을 납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키워드1 세종은 왜 사람들에게 단지 명성만으로 남아 있는가?
 첫째, 세종에 대한 기록은 현대의 책 편집방식으로 약 400페이지의 책 40권 분량,
           전체 조선왕조실록의 1/10이라는 방대한 양이다.
 둘째, 기록이 사건별로 구성되어 연도를 일일이 뒤져야만 하는 편년체로 되어 있어
           웬만한 학자는 연구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앞서 언급했던 세종대왕의 명성은 지금까지도 널리 위상을 떨치고 있건만
   그의 진면목은 드러날 수 없었던 구체적인 이유이다.
 
 키워드2 세종은 누구인가?
 “세종장헌영문예무인성명효대왕”(世宗莊憲英文叡武仁聖明孝大王)
 이 긴 문구는 세종대왕의 무덤에 새겨진 묘호이다. 뜻을 풀이해 보면
“학문에 영특하고 병법엔 슬기로우며 인자하고 뛰어나며
명철하고 효성스러운”이라는 의미다.
 한 사람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라고 보기엔 너무 많은 찬사들이 나열되어 있어,
과장이 아닐까 의심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의문으로 집필을 시작한 저자의 결론은,
이보다 더한 찬사로 끝을 맺게 된다.
 
 “태종의 업적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세종을 왕으로 세운 일이다.
 세종은 당대 최고의 학자들과 어깨를 겨뤄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학문적 깊이를 갖춘 책벌레였고,
인정 많고 마음씨 좋은 어진 선비였으며 우애를 잃지 않는 형제였다.
또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벗이었고,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할 줄 아는 냉철한 판관이었으며,
사람의 그릇을 잴 줄 아는 현명한 경영자였고
백성의 행복과 진리구현을 꿈꾸는 사상가이기도 했다.
 그에겐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있었고,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남다른 용인술이 있었으며
신분을 따지지 않고 능력을 살 줄 아는 폭 넓은 아량이 있었다.
다른 왕 아래선 전혀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던 인물도 그를 만나면 날개를 달았고,
다른 시대엔 쓸모없는 지식으로 여겨지던 것들도 그의 시대엔 부흥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의 시대에 만들었던 보석들은 조선왕조 전체의
주춧돌이 되고 대들보가 되었다.”
 
 키워드3 세종의 인재들은 누구인가?
 우연히도 이 책에는 세종을 보필한 인재 15명이 등장한다.
 “나랏님 혼자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는 말처럼,
세종이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 할지라도 세종의 비전을 알아보고
실현해 줄 인재들이 없었더라면 당대의 태평성대는
꿈으로 그치고 말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세종이 어떻게 시대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관한 해명을
구체화시켜 주는 동시에 그의 인재들의 예시를 통해,
리더의 보필자로서 그리고 조직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의 표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황희 맹사성 유관
 주목할 만한 점은 세종이 인재로서 크게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청렴을 들 수 있다.
황희와 맹사성은 벼슬길의 동반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함께 세종을 보필해 왔다.
황희는 영의정을 18년간 역임할 정도로 세종의 신임을 받았고,
맹사성은 80세가 넘은 노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종이 항상 자문을 구하던 신하였다.
또 유관은 세종대에 오래 살지는 못했으나 청백리의 표상으로 불리우며
그의 사후에 세종이 유일하게 존경을 표했다고 한다.
 
 국방-이종무 최윤덕 김종서
 우리나라의 영토를 지키고 확장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서,
모두 학문적 소양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윤덕은 무인임에도 정치를 하는 우의정에 올랐고,
김종서는 학문적 소양이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문관이었지만 국방에 공을 세웠다.
이로써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사색의 기반이 있고 지혜로워야만
위기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여기서는 우리나라에 대한 세종의 주체의식과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는 분야이다.
 
 집현재-변계량 이수 윤회
 집현재는 세종의 학구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산 증거로서,
당대의 유학적 소양을 가진 인재들을 대거 배출한 인재양성기관이자
학문연구기관이었다.
변계량은 태조, 태종, 세종 3대의 국가서류 90%를 작성했다는 문필의 달인이었고,
이수는 세종의 스승이었으며, 윤회는 시대의 천재라 불렸다.
 하지만, 순수학문을 다루는 집현재 학자들이 이성적으로는 매우 뛰어났으나
실제생활에서는 문제가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변계량은 속이 좁고 인간관계가 편협했으며 부인을 학대했고,
인격자로 일컬어지던 이수는 세종의 우대에 우쭐한 나머지
도를 지나친 실수를 여러번 저질렀으며,
윤회는 과도한 술로 인해 일찍 죽음을 맞이했다.
아는 것을 실천으로 이끌어 가지 못한다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는 것을
극명히 드러내주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훈민정음-정인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은,
세종이 집현재의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세종은 조선 최대의 운학의 대가였다.
그는 유학 보수파 신하들의 반대를 예상하고 훈민정음의 창제를
거의 독자적으로 진행하여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야 발표한 듯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유일하게 훈민정음의 창제 도중 상의를 한 이가
바로 정인지였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현재와 함께했으며
운학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소양과 융통성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었다.
 
 과학-정초 이순리 장영실
 이 분야에서는 세종의 실용적인 성향과 용인술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문의 중시로 기술적인 부분은 천시당하던 풍토에서 아무리 뛰어나도
장인들은 출세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세종은 이미 생활에 실용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각 부문에 뛰어난 인재를 신분의 차별없이 등용하였다.
특히 노비였던 장영실을 궁궐의 장인으로 쓰고 벼슬까지 주었던 일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 그 결과 과학부문에서 조선은 생활에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것은 물론,
고도의 논리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 등
여러 부문에서 세계에 내놓아도 놀랄 만한 성과들을 이루어낸다.
 
 음악-박연
 박연은 조선 최고의 악인으로 불린다.
어려서부터 악기에 소질이 있어 못 다루는 악기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또 예학에도 능통한 학자였다.
 고대로부터 예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지녔고
악은 인심을 감화하는 효용을 지녔다 하여 중시되어 왔다.
그런데 당시의 음악은 정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많은 부분에서 중국의 음악을 본땄을 뿐 본래 우리가 가진 색채를 잃고 있었다.
세종은 악기만 잘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에도 능통해야 조화롭게 악을 정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박연을 등용하여 예악의 정비를 실현한다.
 
 키워드4 세종은 인재들을 어떻게 길렀는가?
 세종의 인재양성 텃밭은 집현재였다.
거기에 심는 나무의 틀은 학문이고 그 열매는 바로 인재였다.
거기에는 아무 종류의 나무나 심는 게 아니라
재주와 행실, 나이, 자문 능력, 경전과 역사에 대한 이해 등을 기준으로
씨앗을 선발하게 된다.
그리고 일단 고른 씨앗은 나무로 성장하여 열매를 맺는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나무가 자라는 단계에 따라 주는 먹이가 달라지는데,
처음에는 무조건적으로 주입하는 ‘기송’,
그 다음에는 내용에 주석을 다는 ‘훈고’,
그리고 자신의 짧막한 견해를 펴는 ‘저술’,
또 자신만의 뼈대가 선 체계를 집필하는 ‘저서’로 각각의 과정이 나뉘어지게 된다.
 
 궁극적으로 한 시대의 태평성대는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조직이란 목적달성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조직에든 속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직체계 안에서는 누구나 리더이면서 동시에 조직원일 수밖에 없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좋은 신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봐야할 것이다.
각 부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전체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태평하다는 것은 모든 것이 조화롭다는 의미이다.
한 조직 안에서 혹은 조직과 조직 사이에서
조화로움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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