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아직도 그렇게 서 있었네
2016.08.13 02:42
나무는 아직도 그렇게 서 있었네
샌 피드로 바닷가
벼랑 끝에 소나무 한 그루
대지 쪽으로 몸을 향한 채
아직도 그렇게 서 있었네
바다에서 불어오는 모진 바람으로
나무는 날마다 어디론가
떠나가기를 열망했네
옆에선 팜트리들이
원주민처럼 발가벗고 춤을 추는
태풍이 몹시 불던 날은
그 가지와 잎새들이 마구 꺾였네
하지만 그렇게 한 번
뿌리 내린 나무는
바람이 불면 짐승처럼 울며
언제라도 떠날 채비가 된 것처럼
아직도 그렇게 기울이고
거기에 서 있었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6 | 헬리콥터 [2] | 이성열 | 2017.01.10 | 168 |
115 | 감으로 열병을 앓다 [2] | 이성열 | 2017.01.04 | 200 |
114 | 표정 [1] | 이성열 | 2017.01.04 | 100 |
113 | 하이웨이 1번 드라이브* [1] | 이성열 | 2017.01.04 | 164 |
112 | 데스밸리 시편들 | 이성열 | 2016.10.19 | 146 |
111 | 인상깊은 연출 [1] | 이성열 | 2016.09.12 | 629 |
110 | 좁은문 [1] | 이성열 | 2016.09.12 | 116 |
109 | 비애 [1] | 이성열 | 2016.09.06 | 119 |
108 | 절규 [1] | 이성열 | 2016.09.06 | 243 |
107 | 헐리우드 산에 올라 [1] | 이성열 | 2016.08.31 | 147 |
106 | 줄서기 [2] | 이성열 | 2016.08.22 | 174 |
105 | 때늦은 만찬 [1] | 이성열 | 2016.08.19 | 126 |
» | 나무는 아직도 그렇게 서 있었네 [2] | 이성열 | 2016.08.13 | 116 |
103 | 당당한 새 [1] | 이성열 | 2016.08.13 | 105 |
102 | 시조 자카란타 | lapoesy | 2016.05.09 | 93 |
101 | 초대장 [1] | 이성열 | 2016.04.18 | 138 |
100 | 오파슴 (Opossum) | 이성열 | 2016.04.17 | 67 |
99 | 너구리 | 이성열 | 2016.02.18 | 46 |
98 | 헐리우드의 사슴 | 이성열 | 2016.01.16 | 30 |
97 | 시조 상공에서 | 이성열 | 2015.12.15 | 56 |
우리네 인간도..
보이는 것만 봅니다.
그리고 판단합니다.
들리는 소리만 듣습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을 봐야 하고,
미처 듣지 못한 소리까지 판단하고 믿어야 합니다.
적어도 사람을 판단함에서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