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만찬
2016.08.19 07:57
때늦은 만찬
타운 안의 어떤 모임은
관련 인사들 몇몇과
동원 인사들 몇몇이
함께 치르는 행사
아무리 취지가 훌륭하고
강연 논리가 정연하고
수염이 석자인 양 위엄을 차리려 해도
먹어야 체면이 양반이지
식사 제공을 우선하면
동원된 인사들은 급한 불을 끄듯
나온 음식 마구 퍼먹고
슬그머니 자릴 뜨니 행사장은 썰렁
하여 주관 처에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식사를 그러쥐고 내놓질 않으니
이건 젠장 아무리 내용이 숭고해도
금강산도 식후경 아녀?
뱃속은 꼬르륵 거리고
웬 나와서 축사 할
명사는 그리도 많은 겨?
타운 내 무슨 무슨 모임에는
이미 밤도 깊어 가는데
때늦게 허기 진 배 움켜쥐고
체면 불문 음식 퍼먹느라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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